닫기

“경기침체 방치땐 1%대 성장 늪”… 시장 예상깨고 ‘깜짝 인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29010014957

글자크기

닫기

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11. 28. 17:25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3%로 내려
이창용 총재 "기준금리 연속 낮춰
성장의 하방 리스크 완화하는 것"
미국 우선주의에 수출 우려 영향
향후 3개월 내 연 3% 이하 전망도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그만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당초 시장에서 불안정한 환율과 물가 상황 등을 근거로 금리 동결을 예상해 온 만큼 한은의 이번 결정은 '깜짝 인하'로 평가된다.



◇'2008글로벌금융위기·911테러' 때 했던 연속 기준금리 인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8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3.25%에서 연 3.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한은이 2회 이상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15년 9개월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들이닥친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연이어 금리를 내린 게 직전 사례였다. 이에 앞서 미국 9·11 테러가 겹친 2001년 7~8월에도 연속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무엇보다 한은이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한 배경으로 우리 경제가 저성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의 안정세와 가계부채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압력이 증대됐다"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성장의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인하' 의견을 냈고, 나머지 2명은 '동결'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창용 '트럼프 리스크' 거론하며 "경기 불확실성 증대돼"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함께 발표하며 내년 경제 성장률을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잠재성장률(2%)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그만큼 현재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운 세계 경제 재편을 예고하면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휘청거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이 총재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향방에 따른 경기와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트럼프노믹스 리스크'를 직접 거론했다.

이미 시장 안팎에선 경기부양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부채질해 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으나 높은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적절해 보인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제안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경제의 '1%대' 부진한 성장 전망과 함께 한은이 기준금리를 향후 2.25% 수준까지 인하할 것이라고 했다.

'금리인하의 길'로 완전히 들어선 한은은 내년까지 잰걸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예상보다 경제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가는 속도를 좀 더 빨리한 것"이라며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향후 3개월 내 연 3.0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내수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는 한은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대통령실은 "내수와 민생이 어려운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수와 민생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