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반입 형태 갈수록 지능화
'고수익' 유혹에 10대 현혹
"'지게꾼' 문제 방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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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세관은 지난 5월 우표 형태로 제조한 마약 리서직산 디에틸아마이드(LSD)를 국내로 들여온 미국인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같은 방식으로 세 차례 이를 밀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밀반입되는 마약류의 형태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과거 과일 통조림 등에 마약을 은닉해 들여오던 수법이 진화를 거듭하며 최근엔 공기청정기 필터에 필로폰을 밀수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렇게 반입된 마약이 텔레그램 등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손쉽게 일상 곳곳에 침투하고 있어 보다 철저하게 차단하고 엄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아시아투데이가 대검찰청의 마약류 범죄백서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마약사범은 2만 7611명으로 전년(1만 8395명) 대비 약 1.5배 증가하며 최초로 2만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은 1477명으로 전년도(481명) 대비 약 207%, 20대 마약사범은 8368명으로 전년도(5804명) 대비 약 44.2% 올라 전체의 35.6%를 차지했다.
공급사범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공급사범 단속인원은 △2019년 4225명 △2020년 4793명 △2021년 4045명 △2022년 4890명 △2023년 9145명 등으로 5년 새 116%나 폭증했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설치된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중심으로 관세청 등과 협력해 집중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마약류 압수량은 △2019년 362.0kg △2020년 321.4kg △2021년 1295.7kg △2022년 804.5kg △2023년 998.0kg 등으로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약 24% 증가, 2019년 대비 약 175%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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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흥희 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 교수는 "과거에 비해 유통 수법이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기에 수사 기관의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마약 유통 벌금형 없는 중대범죄…실제 '솜방망이' 처벌에 쉽게 현혹
양형위원회의 마약범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대마, 향정 등을 단순 투약·소지한 경우 기본 징역 8개월에서 1년 6개월이 선고되는 반면, 일반 매매·알선은 기본 징역 1년~3년, 수출입 제조는 기본 징역 1년~3년 6개월이다.
다만 실제 재판 과정에서 단순 운반책임을 피력하거나 초범이 호기심을 이유로 접근했다고 호소하는 경우 징역형 집행유예 등으로 감경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약 유통의 경우 적은 양을 운반해도 큰 돈을 벌 수 있는 만큼 10·20대를 끌어들이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는 실정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마약 유통은 투약에 비해 그 형량이 더욱 무겁지만, 마약 조직이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운반책인 이른바 '지게꾼'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마약 운반 아르바이트 등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달부터 마약범죄에 대해 보다 상향된 양형기준이 적용될 전망이다. 미성년자와의 상습 마약 거래 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권고된다. 또 마약을 대량으로 취급해 총액이 10억원 이상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최대 무기징역이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