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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전세보증에 감정가 활용… 청약통장 한도 月25만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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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4. 06. 13. 17:53

'126% 룰'에 빌라 역전세난 부작용
HUG 감정가 활용, 보증 제도 보완
41년 만에 공공분양 납입 인정액 ↑
공급 저해 요소 개선, 주거안정 방점
정부가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최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공사비 급등 등에 따른 도심 주택 공급 저해 요소 개선에 나섰다. 아파트 전세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으로 감정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대토보상(택지를 조성할 때 반납한 토지를 현금 대신 땅으로 보상받는 것) 시 토지뿐 아니라 주택 분양권으로도 받을 수 있게 선택권을 넓혔다. 청약통장 월납입금 인정 한도를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높이는 등 청약통장 '붐업' 조성에도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생토론회 후속 규제 개선 조치'를 발표했다. 큰 골자는 빌라 등 비(非)아파트의 전세금반환·임대보증금 보증가입 기준에서 '126% 룰'은 유지하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인정하는 감정평가액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점이다. 전세사기 방지책으로 정부가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했더니 아파트로 임대 수요가 몰리고 빌라 기피 현상이 심해진 데 따른 보완책을 내놓은 것이다.

126% 룰이란 공시가격의 126%까지만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집값 산정 때 공시가격 적용 비율을 150%에서 140%로 강화한 데 이어 보증 가입을 허용하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집값의 100%에서 90% 이하로 낮춰 사실상 공시가격의 126% 이하로 전셋값을 설정해야만 보증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시가격이 1억원이라면 전세금이 1억2600만원 이하여야 보증보험 가입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 강화에다 공시가격 하락까지 겹쳐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다 보니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쏠렸다. 이에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1년 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빌라 주인 입장에선 기존보다 전셋값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역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빌라 임대인이 공시가격에 대해 이의를 신청하고 HUG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HUG가 직접 의뢰한 감정평가법인이 산정한 감정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중 감정평가법인 5~6곳도 선정할 계획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노후 빌라보다는 신축 빌라나 규모가 큰 단지형 빌라 등은 가치평가를 높게 받아 이번 규제 개선의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비아파트의 월세화와 아파트 전세 쏠림 현상을 막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세사기 여파로 감정평가 업체들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시가격 이상으로 감정가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토부는 청약제도 규제 개선안도 내놓았다. 그동안 민영·공공주택 중 하나만 청약 가능했던 종전 청약예금·청약저축·청약부금을 모든 주택 유형에 청약할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전환 시 종전 통장의 기존 납입 실적은 그대로 인정된다.

공공분양주택 청약 때 인정되는 청약통장 납입액 한도 역시 월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된다. 월 납입 인정액이 늘어나는 것은 1983년 이후 처음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공공주택 당첨자는 청약통장 저축총액 순으로 정해지는데, 당첨선은 보통 1200만~1500만원 수준"이라며 "이를 충족하려면 10년 이상을 납입해야 했다. 월 납입금 인정 한도를 25만원으로 늘리면 저축 총액 변별력이 커져 공공청약 당첨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정부는 신속한 공공택지 조성 등을 위해 투지 수용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대토보상을 주택 분양권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선택권을 확대하고, 대토보상 토지 전매 제한 기간도 대토 공급 계약 때까지로 앞당기로 했다.

또 재건축·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공공분양주택인 '뉴홈'을 추가 공급하는 등 공공주택 공급 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간소화하고, '뉴홈' 나눔형(시세 70% 이하 가격에 분양하고, 주택 처분은 감정가 차익 70%로 공공 환매만 가능)의 경우 수분양자가 거주의무기간 5년 이후에는 사인 간에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거래 불편을 해소할 계획이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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