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30년 입주…통합 재건축 추진 잇따라
공사비 급등·이해관계자 증가 등 회의적 시각도
"대대적 정부 지원 기대"…"추가 수요 진작책 동반돼야"
선도지구는 지역에서 가장 먼저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되는 일종의 시범단지로, 일대 사업 추진의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순 1기 신도시 지방자치단체별 선도지구 선정 규모 및 기준을 발표할 전망이다. 총 정비 대상 물량의 5~10%(2~3만가구)가 지정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지자체별 예상 물량은 △분당 9700가구 △일산 6800가구 △평촌·산본·중동 각각 4100가구 등이다.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안전진단 면제 및 용적률 상향 혜택을 받는다. 오는 2027년 착공해 2030년 입주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국토부 예상이다. 특히 단지 규모가 클수록 선도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각 지역에선 맞붙은 단지들을 하나로 통합해 재건축을 시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선 선도지구 지정 및 통합 재건축의 실효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여파로 공사비가 치솟고 있어서다. 이는 곧 주민들이 분담해야 할 금액도 커진다는 의미다. 더불어 여러 단지의 소유주가 하나의 이해관계로 묶이는 만큼 사업이 장기간 계류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 역시 변수로 꼽힌다.
일산신도시에 있는 A공인 관계자는 "하나의 사업지를 재건축·재개발하는 경우에도 주민 간 갈등이 격화하는 경우가 잦은데, 이해관계가 많이 얽힐 수밖에 없는 통합 재건축의 경우 사업 지연 리스크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와 우려가 맞물리면서 1기 신도시 일대 아파트 매매시장에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분당·일산·중동 아파트값은 각각 0.00%로 보합을 유지했다. 산본과 중동은 각각 0.01%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의 조속한 재건축 추진 필요성에 입을 모으면서도 원활한 사업 진행 여부에 관해선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주택 정책인 '250만호+α' 공급의 성패를 결정할 주요 사업"이라며 "각 지역에서 처음 재건축을 추진하는 선도지구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만으로는 2030년 첫 입주 목표를 실현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자금 경색 및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위축된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