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데이터 오픈 API 도입”…현대차, EV 상용플랫폼 ‘ST1’ 출시

맞춤형 디바이스·소프트웨어 비즈니스 가치 창출
샤시캡 기반으로 확장 가능…24일부터 판매 시작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317km…5980만원부터

ST1 미디어 발표회에서 (왼쪽부터)정유석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장, 민상기 현대자동차 PBV사업실장, 오세훈 현대자동차 PBV 디벨롭먼트실 상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현대자동차그룹

"내 일을 바꾸는 모빌리티, 오늘 첫 발을 내딛는 ST1을 통해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유석 현대차그룹 국내사업본부 부사장은 지난 2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ST1(Service Type) 신차발표회'에서 ST1의 물류 특화 모델 '카고'와 '카고 냉동'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현대차가 공개한 ST1은 샤시캡(Chassis-Cab)을 기반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형태로 확장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차량이다. 두 모델은 샤시캡에 각각 일반 적재함과 냉동 적재함을 장착해 물류 및 배송 사업에 특화됐다.

정 부사장은 "제작 과정에서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고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개발 과정부터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며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특성을 넘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ST1은 기존 상용 모델에 비해 두드러진 특징은 현대차 최초로 도입된 '데이터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다. '데이터 오픈 API'는 고객사나 파트너사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통신 수단인데, 현대차는 해당 API를 통해 고객사의 시스템으로 실시간 차량 운행 정보나 분석 데이터 등을 전달해 효율적으로 차량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현재는 택배 기사들이 스마트폰이나 별도 단말기를 사용해 배송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픈 API가 적용된 ST1 카고를 이용한다면 택배 기사들은 차량 내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손 쉽게 배송지나 배송 기간 등을 확인하며 작업할 수 있는 것이다.

ST1 카고 이미지./현대차그룹

ST1의 오픈 API에 대해 설명에 나선 민상기 현대차그룹 PBV사업실장은 "우리의 일상이 된 스마트폰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생태계를 조성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 것처럼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동차 데이터 활용 확장 사업을 위한 인터페이스가 마련된다면, 자동차도 다양한 활용도를 가질 수 있게 되고,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넓은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ST1은 이러한 개념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첫발을 내딛는 제품"이라고 강조헀다.

이번에 출시된 두 모델은 안전성과 실용성도 높아졌다는 특징이 있다. 전면부는 충돌 안전에 강한 세미 보닛 타입의 디자인을 반영했으며 전면 범퍼, 측면 사이드 가니쉬 등 긁힘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에 블랙 컬러의 프로텍터를 적용해 차량을 보호하는 동시에 세련미를 살렸다. 특히, 후면 트윈 스윙 도어는 열림 작동 시 양쪽 도어가 90도로 고정되며 도어 고정 장치를 이용해 258도까지 열고 고정할 수 있게 만들어 짐을 싣고 나르는 편의성을 향상시킨다.

또 현대차는 승용 내연기관의 3세대 플랫폼을 화물 적재에 용이하게 저상화한 전기차 플랫폼으로 새롭게 개발해 ST1에 반영했다. 두 모델 모두 76.1kWh 배터리가 탑재됐고,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카고와 카고 냉동이 각각 317㎞, 298㎞로 한 번 충전으로 하루 배송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초급속 충전 시스템(350kW)을 적용해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20분 만에 충전을 가능해 배송 기사들이 충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또 ST1 카고는 전장과 전폭이 각각 5625㎜, 2015㎜이며 전고를 2230㎜로 구현해 지하 주차장을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했고 적재고(495㎜)와 스텝고(380㎜)를 낮춰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게 설계됐다. 현대차는 이 같은 기능들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차량 경험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은 "고객의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즐거운 이동 경험은 물론 비즈니스의 성공을 가져올 ST1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