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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기업 임금이 기가 막혀, 中보다 낫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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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03. 31. 18:11

중위 소득 154만 원에 불과
하위 10%는 91만 원
임금으로는 극빈생활 불가피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3만 달러를 가볍게 넘어선 대만 직장인들의 임금이 기가 막힌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보다 낫다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1인당 GDP 3만 달러를 달성했다는 사실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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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한 지방 정부가 최근 직장인들의 임금이 너무 낮은 사실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 전격적으로 공청회를 열었다. 현장에서는 난상토론이 이어졌으나 상황의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대만 롄허바오(聯合報).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경제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31일 전언에 따르면 원래 대만 직장인들의 임금은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기는 했다. 그러나 대만 통계 당국이 최근 밝힌 2022년 기준 이들의 중위 소득은 정말 기가 막혔다. 월 4만3000 대만달러(신타이비新臺幣·154만 원)에 지나지 않았다. 1인당 GDP가 1만 달러 남짓한 중국 직장인들보다 결코 낫다고 하기 어려웠다.

하위 10%의 임금 수준은 아예 말문을 닫게 만드는 수준이라고 해도 좋다. 월 2만5500 대만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로는 91만 원에 불과했다. 중국에서는 식당에서 접시 닦는 아르바이트만 해도 벌 수 있는 수준의 임금에 해당했다. 왜 직장 생활을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해도 좋다. 월급 2만2000 대만달러를 의미하는 '22K'가 수년 전부터 대만 청년들의 유행어가 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나마 상위 10%의 임금 수준은 다소 낫다. 월 10만5000 대만달러에 이르렀다. 한화로는 451만 원, 위안화로는 2만4000 위안 전후로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1인당 GDP가 비슷한 한국과 비교만 해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다. 두배 이상이나 된다. 중국과 비교해도 결코 상황이 좋다고 할 수 없다.
문제는 대만의 주택 가격을 비롯한 물가가 한국이나 중국보다 크게 싸지도 않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아니 어떤 부문에서는 양국보다 더 비싸기도 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평균적인 대만인들의 생활은 곤궁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이 극빈자 같은 생활을 한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타이베이(臺北)에서 제약 사업을 하는 캉칭루(康卿如) 씨가 "대만의 청년 실업률은 중국처럼 엄청나게 높지 않다. 문제가 다소 있기는 하나 열심히 노력하면 취직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취직해도 별 것은 없다. 임금이 형편 없으니까"라면서 혀를 차는 것은 괜한 게 아니다. 대만 당국이 진정한 선진 경제체가 되려면 이제는 직장인들의 질적인 생활 수준에도 본격적으로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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