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치료·관리 목적 국가 방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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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의 이선미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지난 8일 열린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건강 고령화를 위한 국내 정책 과제 중 비만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비만이 주요 건강 문제(지질혈증, 혈압, 혈당, 음주, 신체 활동 부족, 흡연 등) 중 다양한 사회 계층에 미치는 영향,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우선순위가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센터장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의료비·간병비·생산성 손실액 및 저하액·조기 사망에 따른 미래 소득 손실액 등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15조 638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흡연(11조 4206억원)이나 음주(14조 6274억원)보다 많다.
특히 비만 합병증 치료 등으로 인한 의료비 손실은 8조 8354억원으로, 총비용의 절반이 넘는 56.5%나 차지했다. 연평균 손실 비용의 증가 폭도 8.9%로, 전체 증가율(7%)을 앞섰다. 건보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과 더불어 비만 예방 및 관리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에서 비만대사수술만 급여가 적용되고, 검사와 내과적 치료 등은 모두 비급여다. 이는 비만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 수술 후 지속적인 관리를 받지 못하는 환자의 수가 상당하다. 비만 환자의 소득 격차별 건강 불평등이 커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진료 및 관리에 건보 보장성 강화, 특히 취약계층에 보험 급여화를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김원석 을지의대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의 비만율이 높아지는데, 우리나라는 취약계층 비만율이 높다"며 "건강 불형평성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건강보험 연구자들은 비만이 급여화를 논의하기엔 시기 상조라고 주장한다. 황도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험연구센터장은 "희귀난치성질환과 같이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약과 치료가 있는데도 급여화가 시행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비만보다 시급한 게 더 많아 (비만의) 우선순위가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