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지방의회법' 21대 국회 통과 될 수 있도록 입장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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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2년 전 스스로를 '의회주의자'라 자처하며 의회의 정상화를 위한 대항해를 시작했다. 그는 의회에 부여된 '자치입법권'과 '예산심의·확정권' 권한을 통해 10여 년 간 비정상으로 추진돼 온 서울시정과 교육행정을 뒤바꾸고 있다. 그는 스스로 "제11대 서울시의회가 가장 존재감 있는 의회"라고 자신한다.
자신 있는 그의 태도에 서울시의회에는 혁신의 바람이 일고있다. 김 의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선우후락(先憂後樂)'을 강조했다. '근심할 일은 시민들보다 먼저 근심해 대비하겠다'고 한 그는 급속도로 다가온 인구절벽에 대한 해법을 내세우고 예산 심의를 강화하기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 등을 통해 진정한 '의회'로서의 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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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시회를 통해 의회는 서울 거주기간 지원 조건 폐지 등을 담은 '서울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정비사업의 신속추진 근거를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보 조례' 등 총 115건의 민생·안전·미래 안건을 의결했다.
김 의장은 "시민들이 체감하는 유능한 의정활동이야말로 시의원으로서 총선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임시회는 서울의 미래를 앞서 준비하고 먼저 대비하는 '선진 의회상'을 제시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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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시 합계출생률은 0.55명으로 전국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국 출생률은 0.72명을 나타냈지만, 2022년 0.78명에서 추락한 결과다. 김 의장은 지난 1월 모든 소득기준을 폐지한 '서울형 저출생 극복모델'을 제시했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서울 존립 지킬 재탄생(Re-Birth) 전략"이라며 "소득기준을 폐지해 아이를 낳는 가정에게는 누구든지 지원을 해주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특히 김 의장은 출산부터 양육까지 인센티브 시스템의 대전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보장시스템상 지원에 관한 업무는 중앙정부와 협의하도록 돼있다"며 "그 이면에는 우후죽순으로 돈을 푸는 정책이 있지만 이 저출산 문제는 중앙정부가 키를 잡되 지방정부도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형 저출생 극복모델은 기존 소득제한(중위소득 150% 이하) 폐지와 함께 주거 지원 강화를 위해 공공주택 4000호 공급하고, 현금성 지원을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김 의장은 "저출생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지자체가 '서울'인 반면 정작 위기감이 없다"면서 "지방의 출생률이 서울보다 훨씬 높지만 지역 소멸, 지방 소멸이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의회는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확정해주는 고유 기능이고 권한"이라며 "이런 기능과 권한을 활용해 서울시 저출생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그런 정책으로 다듬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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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가 '의회다움' 견지할 권한이 강화되면 위상도 높아진다는 기조 아래 그는 지방의회 부활 33년째 미완인 지방의회 예산권, 조직권 독립과 함께 지방의회법 제정을 의회다움 완성의 제1과제로 추진했다. 김 의장은 "권한과 위상은 한몸"이라며 "지방의회가 '의회다움'을 견지할 권한이 강화되면 위상도 따라 높아진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국회에는 국회법이 있다. 하지만 전국 243개 지방의회를 위한 지방의회법은 없다. 집행기관 주축으로 설계된 지방자치법 아래 지방의회에 관한 규정이 명시됐다. 지방의회의 역할은 지방기관과의 견제가 목표지만, 감시에 제약이 생길 뿐 아니라 조직 전문성과 직결되는 보좌인력, 직위 신설도 의회 재량으로 할 수 없다.
김 의장은 "지방의회법 부재는 중앙과 지방의 기울어진 운동장의 원인이자 결과"라며 "지방자치법이 소위 집행기관 단체장 위주다. 지방의회가 부활할지 33년이 경과한 이 시점에서 지자체장이 가지고 있는 권한 중 일부를 지방의회로 넘겨줘야 한다"고 표명했다.
특히 예산 심의와 같은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데도 차별이 생긴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국세, 지방세 모두 국민혈세인데 국회의원 1인 평균 2조원의 예산심의를 하면 함께하는 보좌진은 9명이다. 서울시의원은 1인 평균 5000억원인 반면 보좌진은 의원 2명당 1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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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의장으로서 일한지가 1년 8개월이 지났다. 긴 세월일 수 있지만 켜켜이 쌓인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작은 성취를 이뤄가고 있다"며 "서울시의회 전반기 의장 임기가 4개월 남았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소위 문제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