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금융 中 부동산 그림자금융 비중도 62%로 증가
"금융당국의 PF 구조조정 등 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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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는 926조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886조원보다 4.5%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그림자 금융은 비은행 금융기관 또는 비은행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을 매개로 자금 중개나 신용창출 기능을 수항하는 PF대출·보증, PF유동화증권,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를 뜻한다.
최근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금융은 가파르게 증가하며 10년새 4.2배가 늘어났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 대비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금융 비중도 큰 폭으로 늘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그림자금융 비중은 2013년 15%에서 2023는 41%로 증가했다.
국내 전체 그림자금융 중 부동산 그림자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도 42%에서 62%로 유례없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지난 2022년 부동산 PF 관련 자금경색 위기를 불러온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보유한 PF 부실 정리 지원에 나섰지만, 실제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 축소까진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자금중개의 경로가 길고 복잡하며, 채권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등과 밀접히 연관돼있어 차입(레버리지)이 크다. 연구원은 부실화가 되면 금융기관의 연쇄 손실, 금융시장의 변동석 확대,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국내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전체 그림자 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유례없이 높아 잠재성장률을 깎아먹는 좀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시중자금이 생산적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민근 LG 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내놓은 PF 구조조정 지원책에 대해 "사실상 만기 연장에 중점을 둔 시간 벌어주기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초에 더 강한 구조조정 의지를 밝힌 만큼, 청산이나 경·공매 등 구조조정이 실제로 이뤄지면, 2분기 내지 하반기부터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 축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