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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천 면접 첫날, 예비후보들 ‘강점 어필’…조정 지역은 기싸움 ‘팽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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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수 기자

승인 : 2024. 02. 13. 20:19

1분 자기소개로 본인 강점 내세워
단수공천 지역 명단은 14일 발표
대통령실 인사들 "후광은 없다"
국민의힘 공천심사
국민의힘 공관위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면접을 실시하는 가운데 서울 중구 성동구을 예비후보인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이혜훈 전 의원, 하태경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국민의힘 공천심사
국민의힘 공관위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국민의힘이 13일 서울·제주·광주의 총 56개 지역구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 가운데, 예비후보들은 공천 경쟁 후보나 야당 후보들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우는데 집중했다. 아직 지역구 정리가 끝나지 않은 예비후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예비후보들에 따르면 이날 면접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1인당 3분 정도로 진행됐다. 같은 지역구 신청자들이 함께 면접을 받는 다대다(多對多) 방식이었다. 1분 자기소개로 본인의 강점을 어필하고 남은 시간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공천관리위원들의 질문을 받은 것이다.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붉은색 당 점퍼나 목도리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면접 시간이 너무 짧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면접 시간은) 짧았지만 예리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귀띔했다. 면접은 전체 평가의 10%의 비중을 갖고, 여론조사 40%, 도덕성 15%, 당 기여도 15%를 합산해 공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 가운데 당 기여도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점수를 매긴다.

호준석 태영호 구로갑을
(왼쪽부터) 호준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 태영호 의원/이병화 기자
◇짧은 시간에 강점 피력…지역 기반, 현안 해결책 제시
광주 동남을에 출사표를 던진 박은식 비상대책위원은 "고향 광주가 바뀌길 바라며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고, 칼럼을 써왔기에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광주에 출마했다"며 본인의 지역 기반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갑에서 공천을 두고 경쟁하는 현역 비례대표 조수진 의원과 재선 정미경 전 의원은 각각 본인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3년 간 양천 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의 크고 작은 현안을 해결했다는 점, 양천의 최대 현안인 재건축에 관한 그간의 노력을 내세했다"고 했고, 정 전 의원은 "저의 필승 카드로 목동아파트단지 재건축과 교통편인 목동선과 강북선 신설을 위해 국회에 가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여당 험지 서울 구로갑과 구로을에 각각 공천을 신청한 호준석 대변인과 태영호 의원은 어떤 점을 어필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철도 지하화'에 입을 모았다. 호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철도 지하화를 직접 언급한 만큼 힘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20년 간 구로을에서 선거 때마다 철도 지하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단 한 걸음도 추진하지 못했다"며 "지난 1월 국회에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발표됐고, 구청장도 12년만에 여당 소속으로 바뀌었다. 절호의 기회를 이용해 구로구민의 숙원 사업인 철도 지하화를 해결하겠다는 절절한 마음 갖고 국민에게 호소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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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진 전 외교부 장관,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 비서관/송의주 기자, 나무위키
◇대통령실 인사들 "후광은 없다" "당 결정 따를 것"
여명·권오현 전 행정관 등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도 면접장으로 향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서울 강남을 등 '양지'만 고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 전 행정관은 "저는 대통령실에서 나와서 낙하산 내리꽂기에 맞는 경우는 아니다"며 "제가 지역을 선택해서, 386 의원이 뿌리 박고 있는 곳을 찍고 와서 저와 상관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실 참모 출신이 '역차별'을 받고 있단 주장에는 "어느 정도 동의가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권 전 행정관도 "대통령실에서 출마하는 사람들이 특혜를 받는 경우는 없다"며 "전혀 후광을 받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도 면접장을 찾았다. 박 전 장관은 다른 지역구로 옮길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강남을은 21대 총선에서 제가 공천받아 다시 탈환한 지역으로, 결코 쉬운 지역은 아니다.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이라며 거절 의사를 에둘러 전했다.

이 전 비서관은 "(면접에서) 원론적으로 조정 의사가 있냐는 질문을 받았고, 일전에 당 뜻에 전적으로 따르겠다 입장을 밝혔듯 그대로 전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강남을→수도권 차출론'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가 없다. 모든 것은 당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정훈 신지호 마포갑
(왼쪽부터) 마포갑 예비후보로 경쟁하고 있는 조정훈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이병화 기자
◇예민한 지역구 조정 묻기도…면접서 경쟁 후보자 칭찬?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천을 신청한 서울 중·성동을에서는 지역구 조정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당은 인적 자원 분배를 위해 지역구 조정을 조심스럽게 고심하는 분위기지만, 하 의원이나 이 전 의원은 확고하게 "지역구 조정은 없다"고 못박았다. 다만 이 전 장관은 "당의 고민을 계속 기다렸고 앞으로도 협조할 의지가 있다. 유권자들을 만나면 뛰고 있는 만큼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며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중·성동을도 (재배치) 고려 대상"이라며 공관위 차원에서 지역구를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로 칭찬하기'라는 보기 드문 장면도 연출됐다. 서울 마포갑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신지호 전 의원과 조정훈 의원은 공관위로부터 상대 후보의 장점을 칭찬해 보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공천을 두고 일생일대(一生一大)의 승부에 나섰지만 서로의 장점을 돌아본 셈이다. 신 전 의원은 "조 의원이 저보다 젊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고의 소유자여서 참 좋다"고 칭찬했다고 말했고, 조 의원은 "신 전 의원은 묵직한 무게감을 갖고 보수정치를 이끈 분"이라 칭찬했다고 전했다.

이날 당사를 찾은 한 당원은 "당원 활동을 하며 당사에서 이렇게 살벌함을 느껴보긴 처음"이라며 "시위도 계속 이어지고, 정치인들이 계속 드나드는 이런 광경을 처음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전 당사 앞에서는 김성태 전 의원의 공천 배제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목소리를 높였고, 오후에는 허식 전 인천시의장의 의장직 상실을 비판하는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면접을 실시한 후보들에 대해 오는 14일 단수공천 지역 후보를 밝힐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면접이 끝난 뒤 정리를 하고 내일 오전 중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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