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비용 부담은 문제, 1분기 영업손실 확대
외형 확대 이후 재무제표 개선으로 내실 추구 과제
문제는 재무적 위험성이다. 인수 과정에서 동반되는 비용으로 올 1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배나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연간 적자전환을 한 세븐일레븐으로서는 인수 과정에서 예상된 출혈이라고 해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 대표로서는 올해 남은 기간 미니스톱 인수 여파를 마무리한 후 내년부터는 여지없이 숫자로 성과를 보여줘야만 한다.
12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현재 간판 전환률은 75%로 올 연말까지의 목표인 100% 전환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점포 수는 1만4300여점으로, 같은 기간 GS25는 1만6448개, CU는 1만6787개를 기록해 2000점 수준의 차이가 났다. 2021년에는 1만1170개로 두 회사와의 격차는 3000개 이상이었기 때문에 규모 면에서는 격차를 줄인 점이 확인됐다.
최 대표가 인수 후 가장 먼저 진행한 작업은 통합이다. 지난해 3월 코리아세븐은 조직 통합 및 업무 표준화 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우선적으로 영업 및 점포개발 조직과 차별화 상품 통합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최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레벨업 방안을 검토하고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는 사이 재무재표상의 적자는 심화 됐다. 올 1분기 기준 매출은 28.9% 증가한 1조3363억원을 기록했다. 미니스톱의 인수 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반면 영업손실은 323억원으로 314.2% 확대돼 인수 과정에서 들어간 투자 등 관련 비용이 상당했음이 드러났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에도 약 49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으며, 2021년에는 16억원의 영업익을 내긴 했으나 경쟁사인 GS25가 2140억원, CU가 1972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격차가 매우 컸다.
여기에 올 2~4분기 편의점 부문에만 1089억원의 투자를 앞두고 있어 출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기준 코리아세븐의 유동자산은 약 978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07억원 늘었으며, 유동부채도 비슷한 규모인 697억원 증가해 1조348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확대는 이미 예고한 측면이긴 하지만 최 대표로서는 가장 부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질적으로 규모만 커진 게 아니라 건실한 인수였음을 숫자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인수합병의 가장 큰 목적이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외형성장이었던 만큼, 간판 교체가 잘 이뤄지면 커진 외형을 활용해 그간의 출혈을 메울 수 있는 영업이 중요한 셈이다.
일단 내부에서는 최소 올해까지는 재무적 부담을 지고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미니스톱과의 통합과정을 온전히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올해까지가 준비 기간이라면 내년부터는 재무적 성과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