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내 시험평가 마치고 내년 체계개발 완료 예정
이종섭 국방 "北 미사일 위협 대응능력 크게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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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2시 해무가 낮게 가라앉은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센터 연구동 3층.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박종승 ADD 소장 등 주요 인사들과 30여 명의 취재진이 긴장어린 표정으로 여러대의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날 진행된 시험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이 될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의 4번째 요격시험이었다.
"표적탄 발사 정상. 뚜, 뚜, 뚜, 뚜, 뚜, 뚜, 뚜."
일정 간격으로 울리는 전자음 외에는 적막이 몇 분간 이어졌다.
"표적탄 추적 성공! 교전절차 진행!"
태안 종합시험장으로부터 200여 ㎞ 떨어진 서해 남부 무인도에서 발사된 표적탄(탄도미사일)이 레이다에 포착되면서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교전탄 발사 15초전, 10, 9, 8, 7, 6, 5, 4, 3, 2, 1, 발사!"
모니터에 세로로 우뚝선 원통형의 발사관에서 L-SAM 요격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이 잡혔다. 다른 모니터에는 발사된 L-SAM 요격미사일이 표적탄을 향해 날아가는 열영상 화면이 중계됐다.
이 영상을 통해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 분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이 확인됐고, 잠시후 화면에 번쩍하는 섬광이 일었다.
L-SAM 요격미사일이 음속의 수배를 넘는 속도로 날아오는 표적탄에 명중한 순간이었다. 이 장관 등 관계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고, 시험 과정을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던 연구진의 얼굴이 환해졌다.
ADD에 따르면 이날 L-SAM 요격시험은 지난 2019년 체계개발에 들어간 이후 4번째다. 지난해 11월 탄도탄 요격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 이날까지 총 3번의 탄도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이날 시험은 시험평가에 진입하기 전 탄도탄 요격 성능의 기술적 성숙도를 최종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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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격시험을 참관한 이 장관은 "L-SAM은 천궁-Ⅱ에 이어 국내 기술로 연구개발 중인 미사일 방어체계로, 한국형 미사일 다층방어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전력"이라며 "L-SAM 개발은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 능력이 높은 고도까지 확장된다는 의미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장관은 "종말단계 상층까지 확장된 L-SAM의 능력은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향상은 물론 한·미동맹의 미사일방어 능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장관은 "L-SAM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L-SAM Ⅱ, M-SAM Block-Ⅲ 개발도 조기에 착수해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수직·수평적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신속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L-SAM 요격시험 성공을 토대로 올해안에 시험평가를 거쳐 내년까지 체계개발을 마치고 2025년부터 양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우리 군은 2020년대 후반 L-SAM을 실전배치하면서 다층·복합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아울러 국방부는 KAMD를 더욱 고도화 하기 위해 L-SAM보다 요격고도를 높인 고고도 요격유도탄과 활공단계 요격유도탄 등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