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47%·11번가는 11% 늘려
이커머스 3사, 기업공개도 추진 중
적극적 홍보통해 고객 확보 등 박차
이커머스 업계는 여전히 가격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들이 구입처를 자유롭게 옮기는 특징이 있어 이들을 묶어두는 ‘록인(Lock-in)’ 전략이 관건이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에 익숙한 중장년층 입장에서는 온라인몰이 ‘신생’이라는 이미지도 있어 마케팅 비용을 아낌없이 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IPO를 앞둔 현재로서는 성장성 및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알려야 하는 시기로 이커머스 업계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신규 회원을 확보, 기업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적자가 누적될 때 이러한 대형 마케팅 비용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는 부작용도 지적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를 605억원 지출해 전년보다 68.5% 늘렸으며, 마켓컬리는 435억원으로 46.5% 증가, 11번가는 가장 많은 1284억원으로 17.6%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매출 규모 및 증가율로 따지면 마켓컬리가 광고 효과를 가장 ‘알뜰하게’ 누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마켓컬리 매출은 1조5614억원으로 전년대비 63.8% 늘었다. 다만 영업손실은 2177억원으로 3사 중 가장 크다. 같은 기간 SSG닷컴 매출은 1조4942억원으로 15.5%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469억원에서 1079억원으로 확대됐다. 광고선전비용이 3사 중 가장 크고 증가율은 낮았던 11번가의 매출은 5614억원으로 2.9%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694억원으로 약 7배나 늘었다.
이 같은 현상은 약 10년 전 쿠팡·티몬·위메프 등 일명 ‘소셜커머스 3인방’으로 불리던 경쟁구도에서도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났었다. 쿠팡은 광고선전비를 2013년 76억원에서 이듬해 386억원으로 대폭 늘렸으며, 같은 기간 티몬은 172억원에서 187억원으로, 위메프는 286억원에서 288억원으로 늘렸다. 2013~2014년은 소셜커머스가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했던 시기이며, 이제는 소셜커머스라는 용어가 거의 쓰이지 않고 쿠팡이 선두를 차지하는 모양새로 해당 경쟁은 마무리됐다.
마찬가지로 SSG닷컴·11번가·마켓컬리도 규모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3사 모두 연간 기준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를 감수해서라도 현재의 우선순위는 충성고객 확보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점유율을 확보하고 쿠팡과의 경쟁구도를 만드는 게 미래가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3사는 공통적으로 IPO를 준비 중이다. SSG닷컴은 지난해 10월 대표주간사로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으며, 마켓컬리도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11번가는 최근 하형일 신임 CEO를 선임하면서 내년으로 예정된 IPO를 성공적으로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에 공통적으로 꼽히는 과제는 역시 재무구조 개선이다. 3사 모두 영업손실을 보고 있으며 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몰 간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성장률도 높아지다 보니 주도권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성장성을 입증하고 경쟁력을 외부에 알려 원하는 기업 가치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성을 입증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늘리는 것인데 물론 추후 배송 비용 등에 전가될 문제는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