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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계올림픽 설상종목은 베이징에서 북서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장자커우에서 진행된다. 이 지역은 겨울 강수량이 7.9mm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경기를 위해 400대가 넘는 제설기가 인공 눈을 만들었다. 올림픽 기간 눈이 내릴 것이란 예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 눈은 1980년 미국 뉴욕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후 기후변화 등으로 자연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인공 눈의 사용 비중이 갈수록 높아졌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기온이 13도까지 올라가며 다른 지역에서 경기장으로 헬리콥터와 트럭으로 눈을 공수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약 50만톤의 인공 눈을 지하 저장고에 보관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인공 눈 비중이 90%까지 치솟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이 수치가 100%까지 도달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제설에 필요한 물의 양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800개를 채울 정도라는 외신의 보도가 있다. 이 때문에 인공 눈을 만드는 것이 물 부족 사태를 유발하고 나아가 환경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공 눈은 자연설에 비해 입자가 작아 단단하게 뭉쳐진다. 선수들의 평가도 갈린다. 인공눈이 밟기 편해 방향 조절과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다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설질이 얼음처럼 단단해 부상의 위험이 크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베이징은 올림픽 사상 동계·하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첫 도시다. 동시에 100% 인공 눈으로 동계올림픽을 치르는 첫 도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