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간암센터는 수술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 치료와 동시에 간에 항암약물을 직접 투여해 생존율을 높이고 일부 환자는 병기가 낮아져 간 절제 및 간 이식까지도 가능해졌음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행성 간암에서 간 대상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과 소라페닙의 효용성과 안정성: 전향적 2상 임상연구’라는 제목으로 방사선종양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International Journal of Radiation Oncology, Biology, Physics’(IF 6.203)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47명의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들 환자는 진행성 간암 중에서도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간문맥(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침범이 있거나 높은 종양표지자 수치로 인해 항암치료만으로는 안 좋은 예후를 보일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들이다.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은 간동맥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다. 방사선 효과를 증진해 종양축소 효과를 높이고 동시에 간 내 전이를 억제한다. 또 간동맥으로 항암제를 주입해 오심, 구토, 식은땀, 어지럼, 호흡곤란 등 항암제 전신독성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해 한 달이 지난 후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종양 반응을 보인 환자)는 44.7%였다. 이후 47명 중 34명은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으로 유지 치료를 받았다.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는 53.2%로 약 8.5%의 환자가 추가로 호
전됐다. 특히 전체 47명 중 9명(19.1%)은 치료 후 병기가 낮아져 완치를 위한 간 절제술 또는 간 이식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았을 때 2~4개월, 소라페닙으로 치료를 받은 경우 6~8개월이다.
전체 47명 환자 중 부작용은 설사(36.2%), 항암치료 후 손과 발이 붓고 저리거나, 감각이 이상해지면서 붉어지고, 가려워지는 수족증후군(34%)이었다. 증상 개선을 위한 대증적 치료로 부작용은 효과적으로 관리됐다.
김범경 소화기 내과 교수(논문 제1저자)는 “소라페닙 단독 요법은 종양이 줄어드는 비율이 3% 정도로 보고되나 이번 연구에서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받은 후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으로 유지 치료를 받은 경우 절반이 넘는 53.2%의 환자들이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해 이 방법이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 우수한 생존율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진행성 간암의 표준치료법은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완화적 치료’다. 진료 현장에서는 이들 환자에게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이 주로 권고되지만 생존 기간 증가는 2~3개월에 그친다.
이는 표적치료제의 특성상 종양이 치료제에 반응해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유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라페닙의 경우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정도가 약 3% 정도다. 종양 자체가 줄어들지 않으면 이후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며, 생존 기간을 추가로 늘리기 어렵다. 종양 크기가 축소돼야 종양을 수술로 절제하거나, 간 이식을 통해 장기간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