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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꿈으로 무너지는 중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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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0. 04. 13. 23:03

너 나 할 것 없이 분식회계 등으로 사기 유혹 극복 못해
중귝 4차산업 혁명 분야의 스타 스타트업(신생기업)들이 이른바 자폔멍(詐騙夢·사기의 꿈)으로 속속 무너지고 있다. 하나 같이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하나 앞으로도 계속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 볼때 현실이 극적으로 좋아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엄청난 인구를 보유한 탓에 시장이 클 수밖에 없다. 조금만 사업 아이템이 남보다 두드러지면 일거에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기기묘묘한 아이디어를 장착한 스타트업이 대박을 노리고 끊임없이 탄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아이디어가 현실에 부합하지 못할 만큼 이상적이거나 의욕만 앞서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스타트업들이 분식 회계 등으로 실적을 과다 계상,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케이스가 빈발하고 있다.

매장
베이징에 소재한 루이싱커피의 한 매장 내부 모습.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그럼에도 루이싱커피는 매출을 부풀리는 분식회계로 위기를 자초했다./제공=징지르바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판 스타벅스로 유명한 루이싱(瑞幸)커피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류젠(劉健)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필두로 하는 임직원들이 지난해 2~4분기 매출을 무려 22억 위안(元·약 3740억 원)이나 부풀린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미국 기준으로 보면 엄청난 부정을 저지른 셈이다. 현재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만큼 루이싱커피는 이로 인해 댓가를 톡톡히 치를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파산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분식회계를 자행하는 스타트업들이 루이싱커피만이 아니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현재 소문으로는 중국판 넷플릭스로 꼽히는 아이치이(愛奇藝), 초중등 온오프라인 전문 교육기관인 하오웨이라이(好未來),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 전기자동차 회사 웨이라이(蔚來) 등도 비슷한 행보를 걸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이라면 단체로 루이싱커피가 직면할 불행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의 짝퉁 기질은 원래 유명하다. 때문에 중국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예견된 일이라는 자조가 터져나오고 있다. 미 나스닥 관계자들의 시각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중국 경제 당국이 현실을 직시하고 시장에 만연한 자폔멍을 일소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과 중국 기업들이 국제적 신뢰를 잃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한다. 나아가 중국의 브랜드 가치 역시 추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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