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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 얕봤다간…심장질환·뇌기능 저하 등 합병증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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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0. 03. 26. 13:02

철결핍성 빈혈이 대부분…비타민 B12·엽산 부족시 생겨
혈액검사로 '적혈구' 수·크기·모양 확인…필요시 내시경도
온몸을 도는 말초혈액의 적혈구 수가 줄고 혈색소(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 이하로 감소된 상태가 빈혈이다. 빈혈은 혈색소의 주성분인 철분 부족으로 발생하는 철결핍성 빈혈이 대표적이다. 비타민 B12가 부족해도 악성빈혈에 시달릴 수 있다. 현기증·두통·손발저림·이식증·식욕감퇴 등 증상도 다양해 빈혈인지 알기도 쉽지 않다.

◇ 철결핍·비타민 B12·염증…빈혈 유발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자 성인의 경우 혈색소 농도 13g/dL, 여자 성인 12g/dL, 6세~16세 청소년 12g/dL, 6개월~6세 미만 소아 11g/dL, 임산부 11g/dL 미만인 경우를 빈혈로 정의하고 있다.

빈혈은 철분 부족이 원인인 철결핍성 빈혈이 가장 많다. 거대적아구성 빈혈(악성빈혈)은 혈구세포를 구성하는 DNA 생성에 필수적인 비타민 B12나 엽산이 부족해 생긴다. 골수의 조혈모세포가 없으면 무형성 빈혈, 혈액 내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되면 용혈성 빈혈이 온다.

골수이형성 증후군·백혈병·고형 종양의 골수 침범하는 등 조혈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해도 빈혈이 생긴다. 철분이 충분해도 조혈이 안 되는 급만성 염증에 의한 빈혈이나 신장질환 또는 종양 때문에 적혈구 생성 인자가 부족해도 빈혈이 발생한다.
◇ 현기증·두통·손발저림…증상도 다양

쉽게 피곤하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빈혈을 의심하긴 쉽지 않다. 혈색이 없고 창백하게 보이거나 심장에 공급될 산소 부족으로 가슴이 뛰고 아프기도 하며 몸이 붓기도 한다. 계단 이동시나 등산 시 숨이 차고 현기증과 두통, 집중력 감퇴 등의 증상도 보인다.

손발이 저리거나 차가워지기도 하고, 여성은 생리불순을 겪기도 한다. 얼음·생쌀이 당기는 이식증, 성욕 감퇴와 식욕부진, 변비와 구역질 등도 주요 증상이다. 장명희 일산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26일 “빈혈을 교정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심장에 부담이 가중돼 심부전 등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증가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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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를 소홀히 하면 심장질환이나 신경학적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빈혈은 혈액검사를 통해 적혈구의 수, 크기, 모양을 확인하는 것이 진단의 기본이다.
◇ 혈액 검사·초음파·내시경 진단도

일반 혈액검사와 말초혈액 도말검사가 포함된 선별 검사로 적혈구의 수·크기·모양을 확인하는 것이 빈혈 진단의 기본이다. 철분 결핍이라면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자궁질환 및 생리와 연관된 경우가 많아 부인과 초음파가 필요하다. 치질·위장관 출혈 및 암 확인을 위한 위내시경 및 대장 내시경도 고려된다.

철결핍성 빈혈은 철분약제 복용시 1~2개월이면 정상 수치로 회복된다. 철분제를 4~6개월간 복용해야 체내에 충분한 철분이 저장돼 적혈구 생성이 원활해 진다. 철결핍성 빈혈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시금치·땅콩·아몬드·해바라기씨·소고기·돼지고기·양고기 등을 섭취하면 좋다.

위암·위궤양으로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수년이 지나 체내의 비타민 B12의 고갈과 비타민 B12의 흡수 장애로 인한 빈혈과 철결핍성 빈혈이 같이 발생할 수 있다. 부족한 비타민을 경구나 근육 주사로 공급하고 철분제를 복용해 빈혈을 교정할 수 있다.

악성빈혈은 비타민 B12의 흡수장애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흡수장애는 비타민 B12의 체내 흡수에 관여하는 위, 췌장, 회장 말단 부위의 질환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

김성용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비타민 B12 흡수장애 유발 원인으로 만성위염·위절제술·만성췌장염·췌장절제술·회장절제술·회장 결핵·크론병이 있다”며 “만성위염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오래된 고령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악성빈혈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비타민 B12 결핍 빈혈을 치료하지 않으면 체중감소, 식욕부진, 피로감 등을 겪는다. 혀의 유두가 소실돼 표면이 매끄러워져 맵거나 짠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온다. 신경계에도 영향을 줘 균형 잡기가 힘들어지거나 요실금, 기억력 저하로 치매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 교수는 “흡수장애는 비타민 B12 주사투여로 쉽게 교정이 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신경학적 합병증은 호전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악성빈혈은 심하면 신경 손상을 일으키고 뇌기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어 증상 발현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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