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국을 휩쓰는 이른바 ‘우한 폐렴’의 치사율이 무려 30%에 이른다는 소문이 최근 파다하게 퍼지자 중국인들이 더욱 공포에 떨고 있다. 더구나 아직 전염 속도가 최고봉에 이르지 않았다는 주장마저 대두하면서 중국 보건 당국도 어찌 할 바를 모른 채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의료진 1명이 사망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들까지 난무, 전 대륙이 완전 카오스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느낌도 없지 않다.
1195416974
0
후베이(湖北)성 우한을 발원지로 하는 코로나바이러스성 폐렴의 발생으로 전 중국이 카오스 상태에 빠지고 있다. 이 현실을 반영하듯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구정)을 맞아 24일 베이징역을 빠져나가는 귀향객들의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제공=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
중국 보건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5일 전언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환자 확정자는 1400여 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중 41명은 사망했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치사율은 엄청나게 높다고 하기 어렵다. 고작 3%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부쩍 익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의료 전문가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얘기는 달라진다. 치사율이 최대 30%에 이른다는 것이 이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야윈춘(亞運村)의 한 개업의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는 이번 폐렴은 2003년 창궐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와 비견될 정도로 지독하다. 전염성이 강할 뿐 아니라 치사율도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솔직히 당국에서 제대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전문가들의 눈으로 볼 때는 30% 정도의 치사율을 기록하는 것 같다”면서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만약 전문가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폐렴 창궐에 의한 사망자는 발표된 것보다 훨씬 더 많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당국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사실을 숨긴다는 의심이 괜한 게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일부 의료 기관 등에서는 중국 보건 당국이 진실을 숨기기에 급급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기도 하다. 1만 명 이상의 감염설, 수백여 명 사망설이 홍콩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아직 상황이 최악의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 아닐까 보인다. 전문가들의 주장을 상기하면 2월에 역병 창궐이 최고봉에 이른 다음 서서히 통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국인들이 집단 카오스 상태에 빠질 만한 전망이 아닌가 보인다. 이 와중에 환자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최근 중국을 여행한 프랑스인 등의 3명이 폐렴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호주 빅토리아주에서도 50대 중국인 남성이 환자로 판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우한에서 유학 중 귀국한 학생 한 명이 환자로 밝혀졌다고 네팔 보건 당국이 전했다.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발생한 환자까지 더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전염되고 있다고 해야 한다.
상황이 긴박해지자 중국 보건 당국은 각종 대책을 서둘러 내놓고 있다. 우한 시내에 1000명 수용이 가능한 병원을 10일 내에 건립하는 계획과 군 의료진 450명을 현장에 급파한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