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텃밭서 체면 구긴 더민주…호남 달래기 성공할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60414010006901

글자크기

닫기

허경준 기자

승인 : 2016. 04. 14. 18:04

국민의당 호남 약진, '반사이익'커
文 "호남 패배 아프다"면서도 정계은퇴 발언엔 말 아껴
전문가 "더민주, 중도진보로 변한 민심 못읽어"
자택 나서는 문재인 전 대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오후 개인 용무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사진 =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4·13총선에서 텃밭을 국민의당에 내주고 말았다. 야권의 심장인 광주에서는 전패했고 호남에 배정된 28석 중 불과 3석 만을 차지하며 체면을 구긴 것이다.

국민의당의 선전은 호남의 민심을 제대로 읽었다기 보다는 더민주의 과실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컸다. 당초 선거 초기 호남에서 더민주의 지지율은 국민의당을 앞섰다. 하지만 당내 고질병인 친노패권주의와 공천 막바지 불거진 김종인 대표의 비례 2번 논란 등으로 급격히 민심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김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 방문을 두고 이견을 드러냈고 ‘더민주 심판론’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국민의당이 그 틈을 타 ‘뉴 DJ’론을 꺼내들며 이 지역 민심을 파고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막판 호남행을 강행한 것은 뒤늦은 대처라는 지적이 크다.

총선 이후 더민주는 결과에 승복하고 몸을 낮추는 태도를 보였다. 김 대표는 14일 “호남에서의 패배는 인과응보”라며 “항상 실망만 드렸는데 의석을 달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의 잘못에 회초리를 들어주신 호남의 민심을 잘 받아 안고 분골쇄신하겠다”며 민심을 달랬다.
문 전 대표도 “야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가 호남의 지지없이는 어렵다”며 “호남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며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어 “호남의 패배는 아주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호남 정계 은퇴’ 발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정계은퇴와 대선후보 불출마를 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더민주가 호남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 발언의 책임 공방이 일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더민주의 ‘호남 달래기’를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더민주가 이번 총선에서 달라진 호남 유권자들의 위상과 중도진보로 변한 호남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서 “민심을 달래기 위한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발언은 대선을 염두해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호남에서 다수의 중도 진보 유권자 층을 잡기 위해서 국민의당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호남 민심에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중도 노선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경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