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후보 125명 불법운동 수사
당선무효→재선거 악순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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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정치권에 따르면 20대 총선 등록 후보 7명 중 1명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검찰청은 5일 기준 후보자 13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125명을 수사하고 있다. 입건된 후보자는 전체 등록후보 944명의 14.1%에 달한다.
전체 선거 사범도 지난 총선보다 늘었다. 전국에서 적발된 전체 선거사범은 958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9대 총선에서 적발된 선거사범(726명)보다 32.0%나 증가한 수치다.
당시 재판에 넘겨진 당선자가 31명이었고 이 중 10명이 당선 무효형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선거 이후 ‘당선 무효’ 판결을 받은 이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당선 무효로 국민의 혈세를 들여 재보궐 선거를 치르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후보 간 비방만 난무하고 정책은 실종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실제로 후보자들 대다수가 TV 토론 기피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불참자 대부분이 여론조사 상위 후보인데 정책을 검증할 유권자의 알권리를 빼앗고 있는 셈이다.
지역 선관위 등에 따르면 토론회에 불참 또는 불참 의사를 밝힌 후보는 현재까지 11명으로 나타났다. 이유도 제각각이었다. 이들은 “야당 후보에게 불리할 것 같다” “방송 울렁증이 심하다” “상대 후보의 비방 가능성” 등을 사유로 토론회에 불참했다. 현행법상 토론회 불참은 과태료 400만원에 처하고 있는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선거가 실종된 배경은 한국 정치의 고질병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책이나 인물이 아니라 계파나 정치권의 이합집산에 따라 각 정당의 후보자가 정해지기 때문에 정책을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그럴 만한 의무도 못 느낀다는 것이다.
김창남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정치학)는 “선거 중반에 들어서면서 각 당이 차별화된 정책을 선보이기보다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공격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행태는 선거 문화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유권자의 정치 혐오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정쟁만 남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