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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권자가 정치개혁의 불씨가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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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6. 01. 21. 06:05

김창남교수님
김창남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정치학)
오는 4월 13일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시끌벅적하다. 예비후보자 등록도 이미 지난해 12월 15일에 시작되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박근혜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과 2017년 12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나름대로 복잡한 셈법으로 움직이고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석 달 앞둔 시점에 정치권은 선거구획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과 후보자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후안무치한 행태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소상공업이 무너지고, 청년실업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정치권은 민생과 개혁과제는 뒷전에 두고,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에 골몰해 있다.

공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후보자를 공천하겠다는 말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동안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공천에 유권자의 의사를 반영하는 절차와 방법도 과학적 설득력을 확신하기 어렵다. 소위 새로운 신진인사영입이라는 이름의 깜짝 쇼도 또 철을 맞았다. 한바탕 공천 작업이 끝나면 국민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합리화와 자화자찬이 뒤따를 것이다.

선거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 정치에 자유롭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독립적인 존재로서 정치과정에 정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또한 정치와 정부도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의를 획득함으로서 국정을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한다.
부정부패한 정치인이 구태정치를 일삼고, 유권자가 올바른 판단력으로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선거가 가진 이러한 막중한 의의가 퇴색한다. 선거가 합법성의 미명아래 오히려 부와 권력을 소유한 부정한 세력에 의해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는 도구로 악용된다. 그런 사회에는 혼란과 갈등이 난무하고, 국민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절망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북한 핵문제로 인한 안보위기와 국제사회의 무한경쟁에 대처하면서 민생을 향상시키고 국가개혁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올해 국회의원 선거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라가 발전의 동력을 상실하고 퇴보하느냐 아니면 통일과 번영을 향해 전진하느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간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나 자화자찬하면서 막연한 낙관론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겉치레와는 달리 안으로 곪아가는 조짐이 역력하다. 소중하게 유지하고 다듬어 전승해야할 가치가 허물어지고 있다. 결과가 수단과 절차에 우선하는 풍조가 팽배하다. 선조의 애국적 노력에 대한 평가가 수구세력이란 낙인으로 돌아온다. 공동체의식이 무너져 내리고 집단이기주의가 창궐하고 있다.

이 나라의 현실에 많은 국민들이 절망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길 꺼린다. 희망을 세우기 어렵다. 부귀권세의 성층권에서 떠다니는 족속들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기도 싫은 것 같다. 그들은 늘 아름다운 미래를 얘기한다. 국민들에게 그들이 말하는 미래는 뜬구름 같다. 외계인의 언어 같다. 어떤 족속들은 일신의 알량한 권세를 놓기 싫어 아름다운 현실과 미래를 배우처럼 연기하는 것 같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책임감 있고 양식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줄기 희망의 끈까지 놓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 나라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후손들이 자자손손 생명을 이어가야할 곳이기 때문이다. 부귀와 권세를 가진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들 모두의 생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공동체를 위해 오늘 우리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바로 그 작은 실천과제가 오는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유권자의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하는 것이다. 진정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일할 수 있는 인물, 평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인물을 잘 판단하여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질책과 요구에 오만한 정치, 국민을 늘 절망하게 하는 저질 정치에 철퇴를 가하고, 비틀거리는 이 나라의 앞날에 한 가닥 작은 희망의 불씨라도 살려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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