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원자력문화재단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원자력에너지미래포럼’을 열고 신기후체제 출범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대응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7월 포럼 출범 후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을 전체 위원과 국민에게 공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분과별 대표들이 연사로 나서 기후변화·전원구성·원자력안전·통일전력협력 등 4개 부문에 대한 성과 및 과제를 발표했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원전 현황과 우리나라 원전정책의 심도 있는 비교·분석이 이뤄졌다.
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태준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원자력 공공소통의 선결조건으로 투명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에너지 공공갈등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원자력계의 공과를 조작 없이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더 이상 개발도상국 지위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미 중국·인도·미국 등에서는 석탄발전의 현실적 대안으로 원자력 비중 확대가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기웅 통일연구원 감사실장은 “독일 통일 사례에서 보듯이 전력 부문 협력이야말로 한반도 통일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며 “통일은 한반도 전체에 환경친화적 발전과 효율적인 전력 시장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연사인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지원본부장은 “1만년 이상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자연방벽을 활용해야만 한다”면서도 “기술적 논의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 논의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법적·경제적·기술적 문제 뿐만 아니라 소통 주체·방식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심준섭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방폐장 같은 경우는 주민투표가 의무화돼 있는데 원전은 중앙정부 고유 권한이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주민투표 문제를 지적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기후문제는 경제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미래 경제 시스템을 예상해 구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과감하게 설정 했는데 결국 얼마나 빨리 기술이 쫓아올 것인가가 문제”라며 “자금을 선택적으로 기술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주용 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좀 더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정보를 누가 어떻게 전달해야 효과적인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허균영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도 “결국 신뢰와 합의의 문제다. 원자력쪽에서 소통과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신호철 한국에너지공단 통계분석실 팀장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달성을 부문별로 어떤 이행전략 짤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포럼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나로 뜻을 모아서 정책적 제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원전·통일 같은 키워드를 놓고 실행방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모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용석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왜 원자력 에너지가 돼야 하는지와 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모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성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신기후체제 출범으로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강화되면 저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현재 주요 사회갈등 이슈가 되고 있는 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신뢰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전산업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객관성과 공공성에 기반한 제3의 전문가 집단이 현안과 미래 의제에 대한 심층토의와 의견수렴, 공론형성을 통한 신뢰회복에 노력해야 한다”며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원전정책 바로 세우기를 위해 재단과 포럼이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럼의 활동기간은 1년이며 앞으로 분과별 회의·종합토론회·워크샵·보고서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 수립을 위한 제언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토론에서는 법적·경제적·기술적 문제 뿐만 아니라 소통 주체·방식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심준섭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방폐장 같은 경우는 주민투표가 의무화돼 있는데 원전은 중앙정부 고유 권한이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