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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이젠 코르스?…메르스로 ‘혐한’ 감정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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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승인 : 2015. 06. 09. 15:37

세계 2위 메르스 확산국 오명, 세계 각국 우려 집중
해외서 정부 미숙 대응 집중 보도, 혐한기류 확대 가능성
해외 관광객도 급감, 국제사회 이미지 관리 방안도 중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한국이 세계 2위의 메르스 확산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국제사회 시선이 악화되고 혐한(嫌韓) 감정도 번져 정부가 조속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사우디아라비아 공사 출신의 손상하 전 말레이시아 대사는 9일 “메르스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국에 안 오려고 할 것이고 인적교류가 끊기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이 방역을 잘 하는 줄로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등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실제 CNN·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메르스 문제를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CNN은 이날 “한국 메르스 사망자가 7명에 달했고, 학교들은 휴교상태에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자사 홈페이지 최상단에 올려놨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정부가 정보 비공개에 따른 비판여론에 결국 무릎을 꿇고, 병원정보를 모두 밝혔다’는 식의 보도를 통해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전하기도 했다.
일단 정부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취지로 전날 주한 외교단 대상 메르스 설명회를 열었다. 방역 당국의 대응 조치를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등 정부는 ‘유의미했다’고 평가했으나 일각에서는 확진판정 19일만에 이뤄진 면피용 설명회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가 이처럼 뒷북 대응에 나서는 동안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한국을 향한 시선은 싸늘해지고 있다. MERS에서 ‘중동(Middle East)’이라는 단어를 떼고 한국(Korea)을 붙여 ‘코르스’(KORS)로 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격리된 한국인 메르스 환자 문제로 중국 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국의 허술한 의료 통제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한국인을 비하하는 ‘빵즈(棒子)’라는 말이 수십년 만에 다시 등장하는 등 혐한 감정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2013년 박근혜정부와 시진핑정권이 동시에 출범한 이후 깊은 유대를 보여온 한·중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외교적 우려도 나타난다.

또 러시아·말레이시아·아랍에미리트 등은 한국으로의 여행자제를 권고했고, 약 4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취소했거나 취소할 것이라는 통계도 나온다. 우리 국민도 해외여행시 상대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등 이미 일정 수준 한국은 고립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와 관련, 이날부터 13일까지 이뤄지는 세계보건기구(WHO) 합동조사단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이 메르스 위기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외교 전문가는 “외국인 입국과 한국인 출국이 차단되는 상황까지 가게 되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될 수도 있다”며 “각종 외교채널을 활용해 한국 방역체계가 확실하고, 조기에 이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신호를 국제사회에 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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