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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증권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행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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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뉴스팀 기자

승인 : 2008. 12. 18. 08:57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등락이 심했던 올해 국내 증시는 컸던 변동성만큼 각종 유행어를 낳았다.

증권가 최고 인기차종은 `사이드카'라는 우스갯소리부터 반토막 난 주식ㆍ펀드계좌는 `고등어', 3분의1 토막난 계좌는 `갈치'라는 자조적 푸념까지 이들 유행어는 올 한해 증권가의 세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금이 바닥이다'라는 증권사들의 지수전망이 계속 헛방으로 귀결되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고장난 시계보다 못하다"는 가시돋친 말도 유행어 목록에 올랐다.

올해 국내 증권가에서 회자됐던 주요 유행어를 살펴본다.
▲ 증권가 최고 인기차종은 사이드카 = 폭등ㆍ폭락 장세가 반복되면서 증권사가 몰려있는 여의도에서 최고 인기 자동차로 사이드카가 등극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6번, 코스닥시장에서는 19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변동성이 가장 컸던 10월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0번, 코스닥시장에서 9번 발동돼 전체 거래일 중 이틀에 한번꼴로 사이드카가 목격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란 선물가격의 급변동이 현물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일종가보다 선물가격이 5%(코스닥은 6%) 이상 변동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주식시장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킨다.

▲ 6,9월로 이어진 대란說.說.說 = 6월 대란에서 9월 대란까지 올해 증권가에서는 우리 경제에 대란이 날 것이라는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6월에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물류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돼 관련주가 타격을 입었고, 9월에는 외국인들이 채권만기일에 보유채권을 일시에 팔고 한국을 떠나 금융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 시장이 한바탕 난리를 겪었다. 위기설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은 우리경제가 그야말로 취약하다는 증거다.

▲ 고등어, 갈치, 슈퍼메기…어류 대유행 = 최고 유행어는 고등어와 갈치에서 슈퍼메기까지 어류가 휩쓸었다. 펀드와 주식계좌 중 반토막 내지 4분의 1 토막이 난 계좌가 수두룩하다 보니 이들을 고등어 내지 갈치 계좌로 부르는 게 일상화됐다. 고등어는 반토막을 내 먹고, 갈치는 4분의 1토막을 내 먹는다는 데서 나온 유행어다. 슈퍼메기는 선물시장에서 지수선물의 약세를 예측하고 대량으로 선물을 사들인 뒤 적절한 타이밍에 팔아치우면서 차익을 얻는 `큰손' 개인을 뜻한다.

▲ "지금이 바닥이다" =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떨어질 때마다 증권사들은 지금이 바닥이라고 외쳤지만 올해 지수는 5월19일 1901.13에서 10월27일 892.16까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해 이 같은 전망을 무색케 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작년에 약세장을 고집하다 뒤늦게 강세전망으로 돌아선 뒤 올해 초까지 계속 강세를 전망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고장난 시계보다 못하다'는 말을 낳기도 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계속된 헛방 전망에 화가 난 투자자들이 경멸조로 한 말이다.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 송 = 4월 이후 증권사 간에 온라인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붙으면서 `피가로송'이 유행했다. 하나대투증권은 4월 중순 온라인 증권거래 수수료를 업계 최저인 0.015%로 낮추면서 세계 3대 테너인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닮은 성악가를 TV광고에서 활용, 유명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1막 1장에 나오는 `나는 이 거리의 해결사'란 곡에 `피가로 싸 피가로 싸' 라는 가사를 붙여 부르게 해 히트시켰다. 피가로는 하나대투증권의 온라인 주식거래 서비스이며 거래수수료(Fee)가 싸다(Low)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피가로 광고가 돌풍을 일으키자 한국투자증권과 동양종금, 키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도 경쟁적으로 수수료 인하대열에 합류했다.

▲ 숨겨진 신의 직장 = 감사원과 금융감독원 감사를 통해 증권예탁원,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업협회, 코스콤 등 증권유관기관이 억대 연봉과 잦은 골프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의 직장, 신이 부러워하는 직장, 신도 모르는 직장 등의 유행어가 나왔다.

▲ 미네르바 지수 500 = 익명의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가 코스피지수 500선이 붕괴할 수 있다는 국내 증권가에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자, 이 지수는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자리매김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코스피지수가 10월27일 892.17을 찍은 후에도 혹시 지수가 500선까지 떨어지지 않을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 한 증권사는 '내년 증시전망' 보고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당시처럼 전산업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코스피지수가 5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미네르바 지수'를 언급해 시장에 한차례 소동을 촉발하기도 했다.

▲ 환율이 차라리 주가였으면…. = 원ㆍ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코스피지수가 곤두박질치자 올해는 환율이 주가보다 높은 보기드문 현상이 잇따라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율이 주가였으면 차라리 낫겠다'는 푸념이 투자자들 사이에 일상화됐다.

주가가 너무 떨어지자 정부가 장 막판에 연기금을 동원해 시장을 지탱시키는 현상이 생겼고, 이에 따라 연기금을 `연기군'으로 희화화해서 부르기도 했다.

▲'삼한사온'과 `자이로드롭' = 사이드카가 최고 인기차종이 될 정도로 폭등 폭락장세가 반복되면서 증시는 높은 곳에서 단 한번에 아래로 떨어지는 놀이기구인 자이로드롭(Gyro Drop)에 비유됐다. 이어 겨울 들어 증시 약세가 계속되는 와중에 일정한 흐름없이 등락이 반복되는 장세가 계속되자 겨울철에 흔한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과 비슷하다는 우스개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 자나깨나 환매 걱정 = 주식과 펀드가 반토막 내지 4분의 1토막 나면서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설 것이라는 걱정을 계속했다. 주가가 빠지면 빠져서 펀드런(펀드 대량환매)이 나오지 않을까, 반등시엔 반등 때문에 펀드런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야말로 자나깨나 환매 걱정을 한 셈이다./연합
인터넷 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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