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건전한 인터넷 환경이 결국 표현의 자유를 더욱 신장시킨다면서 정기국회 내 처리를 위해 조만간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민주당은 정부ㆍ여당이 네티즌 탄압의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제6정조위원장은 4일 "표현의 자유가 인터넷 공간에서의 욕설ㆍ비방의 자유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인터넷 공간이 건강하게 됨으로써 보다 많은 네티즌들이 더욱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인터넷은 권리 침해의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권리 침해의 범위가 넓다"면서 "인터넷과 관련한 법개정의 본래 취지에 애써 눈을 감으려는 야당의 정쟁적 태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조만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등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나 위원장은 "당내에서는 인터넷산업발전법 등으로 큰 틀로 다시 묶어서 추진하자는 얘기도 있다"면서 "그것은 장기 과제로 가더라도 일단 법 개정안은 곧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명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인터넷에서 익명을 이용해 인격적 살인을 하는 사람이 법의 심판을 제대로 받아야 건전한 표현의 자유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이어 "최진실씨의 억울한 죽음을 보고도 사이버상의 악플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 피해가 얼마나 큰지 직접 당해봐야 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아무리 한나라당이 꿰맞추기 선수라고 하지만, 최씨 사망을 빌미로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가속화하려는 시도는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정부ㆍ여당은 국민 배우의 안타까운 사망을 더이상 정권 유지의 도구로 악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인터넷상 악성 댓글을 비롯한 비도덕적 행위들은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강화를 통해 얼마든지 처벌 가능하다"며 "현재 정부ㆍ여당의 태도는 수사 기관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의원도 "최씨의 자살 책임을 전부 인터넷 부작용 탓으로 몰고가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는 마녀사냥"이라며 "인터넷 강국의 면모를 간과하고 무조건 악플 때문에 문제라는 시각은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식"이라고 우려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한나라당이 최씨가 악플 때문에 자살했다고 몰아가면서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려는 것은 고인을 모욕하는 행위"라며 "진정으로 최씨를 기억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자살예방법을 도입해 모방 자살을 방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