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는 물론 유럽·북미 등 전세계 진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1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이제는 내수산업이 아닌 명실공히 국내 대표 외수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조업 등 타산업과 달리 온라인게임의 경우 해외 수출시 로열티 20~30% 이상을 넘게 받는 등 이미 수출 역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2~3년 전부터 게임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봇물을 이루며 매출 비중 또한 높아져 가고 있다.
특히 메이저 업체들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40~50%를 차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다.
국내 시장의 포화로 인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게임업체들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 국내 온라인게임의 활약은 앞으로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외 매출 의존도 증가…외화 벌이 톡톡
전세계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며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국내 게임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게임업체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것.
2007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5년 온라인게임의 해외수출 총액은 4억6300억 달러, 2006년 6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는 국내 대작 온라인게임인 엔씨소프트 아이온이 5000만달러, 한빛소프트 헬게이트 런던 3500만달러, 웹젠 헉슬리 3500만달러 등의 수출에 힘입어 2006년에 비해 약 17.5% 성장한 7억890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올해 국내 게임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을 더욱 공격적으로 공략, 지난해보다 해외 매출을 올린다는 각오로 1조원 달성 목표를 세워 국내 게임업체들의 해외 매출 실적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중국 샨다 인터렉티브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아이온을 중국에 서비스하기로 했다. |
게임 수출에서도 돋보이는 업체는 단연 국내 시장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이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이들 업체는 지난해만 해외에서 약 3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40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는 게임업체도 있다.
김남철 예당온라인 사장(오른쪽)과 러사이 이노바스스템스 대표가 에이스온라인 러시아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액토즈소프트 또한 ‘미르의전설’ 시리즈의 꾸준한 해외 매출 성과와 함께 ‘라테일’의 일본, 중국 서비스에 힘입어 해외매출 비중이 약 80%에 육박한다.
액토즈소프트는 탁구게임 ‘엑스업’의 중국 상용화와 더불어 해외 매출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준모 게임산업협회장은 “게임 수출은 수익성면에서 제조업 등 타 산업을 상회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시켜 나가야할 중요한 부분”이라며 “유일하게 외화를 벌어들이는 콘텐츠 산업답게 올해도 국내 게임 업체들이 해외에서 큰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게임시장 ‘메이드 인 코리아’ 열풍
국내에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온라인게임 산업의 눈부신 해외 진출 성과에 대해 다소 가려진 면이 많다.
하지만 글로벌 게임 시장을 살펴보면 문화콘텐츠로서 국내 온라인게임은 이미 종주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리니지, 리니지2 등의 꾸준한 해외 매출 증가로 인해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의 비중이 약 41%를 기록한 엔씨소프트는 올해 이를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선 올해 한국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아이온’을 국내 상용서비스에 이어 해외에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글로벌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북미, 유럽, 일본에서의 서비스는 물론 중국 게임사인 샨다와 제휴를 체결, 아이온을 중국 게이머들에게 최적의 환경에서 선보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또한 대전액션 캐쥬얼게임 ‘에이트릭스’의 중국 서비스를 통해 MMORPG 외 다양한 장르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넥슨은 국내를 비롯해 일본, 미국, 유럽, 캐나다 등에 해외 지사를 설립 서비스 지역의 확대를 모색했다.
이 같은 노력이 가시화돼 현재 넥슨의 게임은 전세계 58개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약 3억3000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한다.
이 중 국내 대표 캐주얼게임이라 할 수 있는 카트라이더의 경우 전세계 회원이 2억명에 달하고 있으며, 메이플스토리 또한 8500만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넥슨 열풍은 매우 뜨겁다.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가 지난 2004년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수 70만명을 달성, 신기록을 수립한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카트라이더가 동시접속자 수 80만명을 기록하며 각종 게임차트를 석권하는 등 신기원을 열어가고 있다.
이 밖에 온라인게임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북미 시장을 개척해 현재 메이플스토리는 북미에서 동시접속자 수 6만명을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예당온라인도 해외 게임시장에서 ‘메이드인 코리아’를 널리 알리고 있다. 중국 게임시장에서 카트라이더 이후 바통을 이어받은 게임이 바로 예당온라인의 ‘오디션’이기 때문.
오디션은 중국 내에서 한류 게임 열풍을 재확인 시킨 히트작으로 지난 3월 동시접속자 수 70만명을 돌파하며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오디션은 캐주얼게임 사상 최대 금액인 4500만불의 계약금을 받고 중국 서비스사인 나인유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예당온라인은 MMORPG ‘프리스톤테일’, ‘프리스톤테일2’, ‘에이스온라인’ 등을 동남아시아는 물론 북미, 브라질, 유럽 등 게임의 불모지에까지 전파해 한류 게임의 열풍을 이어나가고 있다.
정영종 CJ인터넷 사장(왼쪽)과 카이엔 테크 대표이사, 김홍규 애니파크 사장(오른쪽)이 미니파이터 대만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이와 함께 지난 1월 액션게임 ‘미니파이터’도 대만 시장에 진출 상반기 중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CJ인터넷의 킬러 콘텐츠인 1인칭슈팅(FPS) 게임 ‘서든어택’은 지난해 베트남 수출을 시작으로 지난 1월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에 잇따라 수출되며 올 한해 동남아시아에 FPS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최근 6월에는 자체 개발작인 MMORPG ‘이스온라인’이 영국, 독일 등 유럽 48개 국가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게임은 이미 세계 정상 수준에 올라섰으며 올해 출시되는 기대작들로 인해 해외 진출 성과는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무분별한 해외 진출보다는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무장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가야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