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삼성전자에 특허 라이선스 제의를 하면서 특허 공방을 마무리하려는 입장이지만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애플을 특허 침해 혐의로 추가 제소하는 등 양사가 상반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다우존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7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와 모토모라 등에 특허 소송 합의를 위해 로열티 지불을 포함한 라이선스 계약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비록 애플이 제시한 로열티 지급 규모가 당초 삼성전자가 요청한 수준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장기 소송전에 지친 애플이 먼저 한발 뺐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 같은 보도내용에 대해 “전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간의 글로벌 특허소송은 당분간 예정대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이날 삼성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애플이 특허소송 합의를 제안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앞서 신 사장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도 애플과 타협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전종학 변리사는 “당장의 로열티 협상은 힘들 것”이라며 “진행중인 소송에서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로열티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전자는 전날 애플이 자사의 상용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에도 국내에서 애플을 제소한 바 있다.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 삼성전자가 제기한 특허내용은 통신 관련 표준 특허가 아닌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과 관련된 상용특허 중심이다. 상용특허는 표준특허와 달리 특허 보유업체가 배타적인 권리를 갖는다.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는 화면 분할에 따른 검색 종류 표시 방법, 가로·세로 회전 상태에 따른 유저인터페이스(UI) 표시 방법, 단문메시지(SMS)와 사진 표시 방법 등이다. 이 중 첫 번째 특허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도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결국 합의를 통해서만 문제를 풀 수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라며 “삼성도 지금은 강경한 입장이지만 출구전략을 통해서 결국에는 합의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