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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천국’ 한국...1인당 평균 9개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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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승인 : 2013. 04. 10. 13:27

소비자원, “외국이 30% 더 싸”
 루이비통, 샤넬 등 값비싼 수입 명품을 우리나라 성인은 1인당 평균 9개 정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구매하는 명품은 평균 2개였으며 구매에 지출하는 금액은 평균 27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수입 명품 소비가 전 세계 5위권에 달하지만 가격은 주요 선진국에서 두 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소비자원이 20세 이상 수입 명품 구입자 1000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등 수입 명품을 평균 8.81개 보유했다.

수입 명품을 평균 1~3개가 갖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37.9%, 4~5개가 22.4%, 6~10개가 21.9%였다. 평균 11~15개의 수입 명품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5.7%, 50개 이상도 3.4%였는데 이 가운데 100개 이상이라는 응답자는 0.9%였다.

이들이 연간 사들이는 수입 명품은 평균 1.93개였다. 평균 3개 이하가 전체의 91.7%였고 4~5개(5.7%), 10개 이상(1.3%) 순이었다. 

연간 수입 명품 구매에 지출하는 금액은 평균 271만원이었다. 연간 1000만원 이상 구입자가 5.2%인데 이 가운데 2000만원 이상자도 1.9%였다.

수입 명품을 사는 이유에 대해 '자기만족'(49.1%)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품질 우수'(20.6%), '남들이 많이 사용'(13.1%)도 있었다.

소비자원이 루이비통 등 주요 선진국에서 공통으로 판매되는 명품 가방류 50개 가격을 분석해보니 구매력 지수 기준 한국(100)이 대만(133.7)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외국 평균이 70.5에 불과했다. 같은 제품을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30% 싸게 살 수 있다는 얘기다. 

회사원 박모(32·여)씨는 “해외여행 할 때 주로 명품 가방을 구입한다”며, “500만원이 넘는 샤넬 가방이 프랑스 파리에서는 300만원대에 구입 할 수 있어 비행기표 값 만큼 돈을 번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일부 수입 명품 업체들은 오히려 가격을 올려 국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구찌, 프라다 등 수입 명품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여전히 고가정책을 고수하며 1년 새 가격을 20% 넘게 올리는 등 배짱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구찌는 연초 일부 제품의 가격을 4~11% 올린데 이어, 최근 인기 품목 위주로 가방의 경우 평균 4.8%, 지갑의 경우 3.7% 올린다고 밝혔다. 프라다의 경우는 지난해 2월, 8월, 1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렸다. 1000 만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도 연초 평균 0.3%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 수입 명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도 급증 추세다.

2008년 154건에 불과했으나 2009년 279건, 2010년 325건, 2011년 467건으로 늘었다. 2008~2011년 수입 명품 피해 접수 품목은 의류(46.9%), 가방·지갑(38.9%), 신발(6.1%) 순이었다.

구매자 중 피해를 본 경우는 전체의 25.7%였는데 이 가운데 피해 처리 기간이 한 달이 넘는 경우가 32.7%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타인의 명품 소비를 낭비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경우는 돈이 많으면 괜찮다고 허용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면서 “수입 명품에 대한 인식을 바꿔 유명 고가품 또는 고가 수입품으로 명칭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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