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저축은행에 이어 신협·농협·수협 등 상호금융회사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도 도마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까지도 이들 기관의 횡령·비리 사실을 잇따라 적발하는 등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제2금융권에서는 특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금감원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우산신협은 금융당국 등으로부터 5차례나 징계받은 직원 3명에 대해 9번이나 승진시켰다. 3번은 자체 표창과 특별 승급 혜택까지 제공했다.
우산신협은 직원 가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11억원을 빌려주고, 대출 상환이 연체되자 7000만원의 대출을 일으켜 이자를 메꾸는 등 수 차례 불법대출을 자행했다.
불법대출이 적발되자 징계를 피하기 위해 공사를 미끼로 건설업자에게 4000만원을 빌려주고서 다시 받아 갚는가 하면, 사실을 은폐하려고 내부 전산을 조작하기도 했다.
전라북도 남원산림조합 직원은 점포 시재금 1000만원을 빼돌려 개인적인 향응과 투자에 사용했다.
경기도 남부천신협은 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을 주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한 뒤, 이 돈을 회수해 임기 만료를 앞둔 이사장과 임원 등 10명에게 사례금으로 지급했다.
경기도 의정부농협은 건설사에 12억원을 빌려주는 대가로 건설사 대표의 신용카드를 대신 사용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농·수협은 금융회사라고 자칭하면서도 태연하게 불법과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에 대한 죄의식이나 자각도 부족하고 숨기기에만 급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