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당초 공개한 녹취록에서는 통화 말미에 "잘못했어요, 아저씨 잘못했어요"라는 긴박한 통화 내용만을 공개 했다. 그러나 이후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계속되는 거짓말이 발각되자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난 시점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특히 새로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피해자의 비명소리와 테이프 찢는 소리 외에도 범인의 목소리와 경찰들끼리 주고 받은 대화 내용이 한심함을 더한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 경찰들이 주고 받은 대화는 "아는 사람인데.. 남자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부부싸움 같은데..." 등의 말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결국 경찰은 피해자와 6분 넘게 더 지속됐던 테이프 찢는 소리와 비명소리 등을 상황실 내 20여명의 직원이 고스란히 듣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이들은 사건의 심각함을 인지하지 않고 112 처리표에 '현재 스카치테이프 붙이는 소리가 남'이라는 짤막한 기록만 남겼을 뿐이다.
또 위치 파악이 안됐음에도 어느 직원 하나 녹취 내용을 한번쯤 다시 들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가 '못골놀이터 전의 집'이라고 정확히 말했음에도, '112처리표'에는 '먹골놀이터 가기 전'이라고만 기록한 것에 따라 집을 집중 수색하기 보다는 주변 놀이터, 공터, 운동장 등을 뒤지는 우를 범한 것이다.
겨우 1분 20초에 불과한 신고자와의 짧은 통화내용을 되돌려 들어봤다면 첫 통화 당시 접수자가 놓쳤던 '집'이라는 단어를 다시 파악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경기지방청 112센터장은 "다시 들을 수 있었지만 당시 갑작스레 전산시스템이 다운되는 바람에 다시듣기를 할 수 없었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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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살인사건 피해신고 녹취록 전문
접수자 : 112경찰입니다 말씀하세요
신고자 : 예 여기 못골놀이터 전의 집인데요 저 지금 성폭행당하고 있거든요
접수자 : 지동요?
신고자 : 예 지동초등학교 좀 지나서 못골놀이터 가는 길쯤으로요
접수자 : 선생님 핸드폰으로 위치조회 한번만 해볼게요
신고자 : 네
접수자 : 저기요 지금 성폭행당하신다고요? 성폭행당하고 계신다고요?
신고자 : 네네
접수자 : 자세한 위치 모르겠어요?
신고자 : 지동초등학교에서 못골놀이터 가기 전
접수자 : 지동초등학교에서..
신고자 : 못골놀이터 가기 전요
접수자 : 누가누가 그러는것에요?
신고자 : 어떤 아저씨요. 아저씨 빨리요 빨리요
접수자 : 누가 어떻게 알아요?
신고자 : 모르는 아저씨에요
접수자 : 문은 어떻게하고 들어갔어요?
(긴급공청)
신고자 : 저 지금 잠궜어요
접수자 : 문 잠궜어요?
신고자 : 내가 잠깐 아저씨 나간 사이에 문 잠궜어요
접수자 : 들어갈 때 다시 한번만 알려줄래요.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오는 소리)
신고자: 잘못했어요 아저씨 잘못했어요
접수자 : 여보세요. 주소 다시 한번만 알려주세요
신고자 :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접수자 : 여보세요 여보세요
신고자 : 악- 악- 악- 악- 잘못했어요 악- 악- 악- 악-
접수자 : 여보세요. 주소가 어떻게 되죠?(반복)
신고자 :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접수자 : 여보세요 여보세요
(신고 2:04경과 시점에 "찍-찍-", "아~~아~~" 반복)
다른 근무자 : 장소가 안나와가지고
(신고 3:44 경과 시점에 근무자간 대화)
("찍-찍-", "아~~아~~" 반복)
신고자 : 아~ 아파~~ 아~~ 가운데 손가락
(신고 4:30분경과 시점에 "찍-찍-" 소리 계속)
신고자 아저씨 아파~~ 아~~ 아~~
("찍-찍-" 소리 계속)
다른 근무자 : 아는 사람인데.. 남자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부부싸움 같은데...
(신고 5:44 경과 시점에서 근무자간 대화)
신고자 : 아~ 아~
("찍-찍-" 소리 계속)
7분36초 전화 끊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