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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성지’로 거듭난 도쿄 신오쿠보 ‘한류거리’

‘한류의 성지’로 거듭난 도쿄 신오쿠보 ‘한류거리’

기사승인 2011. 11. 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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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류거리 신오쿠보
신오쿠보의 한류 백화점 앞에 손님들이 몰려있다.        /사진=정지희 기자 hee099@
[아시아투데이=정지희 기자] '한류의 성지' 신오쿠보가 일본인들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일본 도쿄 내 '한인 타운' 신오쿠보는 최신 유행을 선호하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외면당했다. 신주쿠, 시부야, 롯폰기 등의 문화 중심지에 비해 세련되지 못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

그러나 한국 드라마, 영화, K-POP 등이 일본에서 열풍을 일으키기 시작하며 한국의 문화를 가장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신오쿠보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JR 신오쿠보역에서 나가자마자 차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걷다보면 한류 관련 상품을 파는 가게들부터 한식당, 한국 화장품 가게 등이 길게 늘어서 있다.

K-POP이 흘러나오는 가게 안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부터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까지, 폭 넓은 연령층의 고객들이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과 포스터 등을 구경하며 들뜬 표정을 짓고 있다.

27일 오후 일본의 고교생 이시카와, 아사오, 이다 군은 각자 한 손에 한국 음료수와 마스크 팩 등을 든 채로 신오오쿠보의 '한류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룹 소녀시대와 동방신기의 팬이라는 세 사람은 한국 아이돌 가수들에게 빠져 한국이라는 나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으며, 한국 음식을 먹고 소녀시대의 굿즈를 사기 위해 신오오쿠보를 종종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들은 일본에서 열린 소녀시대와 SM타운 콘서트에도 갔었다며, "한국 아이돌은 일본 아이돌보다 훨씬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해서 좋다. 여자 연예인들은 모두 예쁘고, 남자 연예인들은 모두 잘 생겨서 더욱 좋다"고 말했다.

이어 "타국에 와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응원하고 싶어진다. 학교에서도 한 반에 3~4명 정도는 K-POP을 좋아할 정도로 한국 아이돌은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신오쿠보의 삼겹살 가게 '돈짱'에서 근무하는 점원 조영민 씨에 따르면 일본에서 한류가 붐을 일으킨 후로 한국에 관심을 갖고 한식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그는 "손님의 80%가 한류스타를 좋아하는 여성들인데 점심시간에는 주로 아주머니들이, 저녁시간에는 주로 아가씨들이 많이 방문한다"며 "신오쿠보의 음식점에서는 대부분 한국인 점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는 손님들을 끌기 위해 일부러 외모가 출중한 한국 남성을 고용하는 가게들도 늘어가는 추세다"고 말했다.

신오쿠보의 카페 '커피 프린스'에는 여성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정지희 기자 hee099@
신오쿠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게 가운데 하나가 카페 '커피 프린스'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돼 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과 같은 이름의 이 가게는 현재 3호점까지 운영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카페 내부 인테리어나 판매하고 있는 메뉴 등은 드라마와 전혀 관계가 없지만, 실제 카페와 드라마의 공통점이 있다면 소위 말하는 '꽃미남' 점원들이 가게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차를 마시는 것보다 점원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이 카페를 찾는 단골 고객들도 적지 않다. 팬들을 위한 토크쇼까지 개최한다고 하니, '커피프린스'의 점원들이 신오쿠보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커피프린스 1·2호점'과 같은 건물 5층에는 K-POP 전용 라이브 홀이 위치해 있다. 이 라이브 홀은 일본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이룬 후 한국으로 진출한 그룹 키노(KINO)가 결성 초창기부터 줄곧 공연을 해온 곳이다.

27일 오후 K-POP 전용 라이브 홀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키노와 마찬가지로 한국인 멤버들로 구성돼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룹 SOS의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27일 신오쿠보 K팝 전용 라이브 홀에서 SOS의 공연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코스기, 카와고에, 야마나시 씨.(왼쪽부터)                    /사진=정지희 기자 hee099@
SOS의 팬 코스기, 카와고에, 야마나시 씨는 "K-POP을 좋아해서 자주 공연을 보러 온다.
한국 남자 연예인들은 모두 '얼짱', '몸짱'이라서 좋다"고 입을 모았다.

야마나시 씨는 "일본 아이돌에게는 전혀 관심도 없는 남편도 카라(KARA)를 알 정도로 일본 내 한류스타들의 인기는 굉장하다. 아직까지 아이돌 외의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아는 점들이 없지만, 조금씩 공부해가며 언젠가 한국을 직접 방문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국산 상품들을 구입하고 한국 전통 음식을 먹은 후 한국 드라마를 모티브로 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한국 그룹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신오쿠보는, 한류 마니아들이 반드시 방문해야할 '한류 중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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