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열 원광대 명예교수 |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은 불임 주부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수정은 잘 이루어지나 착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착상(implantation)’이란 배아가 자궁 안으로 들어가 자궁벽에 붙어 자리를 잡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꽃씨를 꽃밭에 뿌릴 때 씨가 발아하여 땅으로 뿌리를 내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만일 발아된 꽃씨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싹이 시들어 말라죽는 것처럼 수정된 배아가 자궁벽에 붙어 자리를 잡지 못하면 배아는 자라지 못하고 말라죽게 된다.
198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체외수정인 시험관 아기 술로 쌍둥이가 태어난 이래 시험관 아기 술은 불임증환자에게는 하나의 복음처럼 되어 너도나도 불임클리닉을 찾아 시험관 아기 술을 받으려 하는 사회적 풍조가 일어나고 있다.
시험관 아기시술은 누구에게나 만능이 아니다
그러나 이 시험관시술은 누구에게나 만능이며 그 효과 또한 백발백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시험관 아기 술을 받아야 하는 적응증은 ① 양쪽 난관이 모두 막혀 있거나 복원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② 남편의 정자가 희소하거나 불량한 경우로 약간의 운동성을 갖는 경우 ③ 자궁관이 막혀 있거나 정액상태가 불량한 경우 ④ 불임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⑤ 자궁내막증 치료 후 불임치료가 계속되는 경우 등이다.
시험관 아기술의 기본 과정 |
착상 기능을 강화하려면 자궁(胞宮)의 양기(陽氣)를 강화시키는 것이 요결
그러면 왜 수정은 잘 이루어지나 착상은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 이는 아무리 시험관수정을 성공적으로 시켜도 결국은 자궁에 착상을 유도해야 하는데 자궁의 기능이 임신을 유지시키는 호르몬인 황체호르몬을 분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인위적으로 난자를 생성시켜서 채취했더라도 난포의 건강성에 문제가 있으며 남자의 정자의 운동성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험관 아기 술을 받는 불임주부들이 너무 정신적으로 울체되거나, 긴장되어 있어 수정된 배아가 잘 자라지 않아 유산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시험관 아기술 이후 착상이 안 되어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때 한의학적 치료를 받아 임신에 성공하는 예가 많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자궁을 ‘포(胞)’ 또는 ‘포궁(胞宮)’이라하는데 이 포궁의 기능이 떨어지면 수족이 차고 아랫배가 아프며 추위를 잘 타고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따라서 이때는 포궁의 양기(陽氣)를 북돋아주고 음액(陰液)인 호르몬분비를 촉진시켜주는 약물을 사용해 자궁환경을 개선시켜주면 착상의 성공 율을 높여 유산을 방지할 수 있다. 만일 남자의 정자활동성에 문제가 있으면 남자의 양기(陽氣)를 보하여주는 약을 써야 한다. 따라서 착상불량으로 불임이 되는 경우에는 부부가 함께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지고 있다. 이러할 때 국가보건정책에서는 양방에만 의존하지 말고 한방에도 지원하여 한ㆍ양방 협진을 통한 불임환자에 대한 임신성공 율을 높인다면 떨어진 출산율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정우열 한송한의원장 (한의학 박사) www.hanso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