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시대, 원전 재조명
“원전, 탄소중립 실현 현실적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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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전력 거래량은 54만9387GWh(기가와트시)로 집계됐다. 이 중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2.5%에 달했다. 이는 LNG(29.8%)와 석탄(29.4%)을 앞지르며 전체 발전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수치다.
지난해 원전 비중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신한울 2호기의 신규 가동과 기존 원전의 높은 이용률(83.8%)이 꼽힌다. 신한울 2호기가 상업 운전에 돌입하면서 국내 가동 원전은 총 26기로 늘어났고, 기존 원전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더 많은 전력이 생산됐다. 이는 효율적 설비 운영과 더불어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원전이 필수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PCC,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국내외 에너지기구 연구에 따르면, 석탄 발전은 1㎿h당 약 870㎏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LNG는 480㎏을 배출하는 반면, 원자력은 사실상 배출량이 없다.
재생에너지도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지만,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불안정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병행하는 전략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기후위기 대응이 전 세계적 과제가 된 지금, 원전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임과 동시에 재생에너지의 보완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주헌 동덕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화석 에너지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면 무탄소 에너지로 대체해야 하는데, 우리가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무탄소 에너지는 사실상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다시 원전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탄소중립 목표와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신규 원전이 추가로 가동되면 국내 전력 시장에서 원전이 탄소중립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역시 향후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다. 2038년까지 원전 비중은 35.1%, 재생에너지는 29.2%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와 신한울 3·4호기가 모두 가동되면 국내 가동 원전은 총 30기로 늘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