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 시 미래세대 보험료·재정 부담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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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에 대한 국가 역할이 필요하다며 국민들이 이 같은 방안도 논의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의제숙의단과 함께 국민연금 개혁안 두 가지를 내놨다. 1안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50%로 늘리는 내용이다. 2안은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한다.
두 개 안의 기금 예상 고갈 시점은 각각 2061년, 2062년으로 현행 2055년에서 6~7년 연장된다.
이에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인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공론화위 두 가지 안 모두 기금 고갈 시점을 몇 년 미룰 뿐이며 고갈되면 결국 미래세대의 보험료율과 정부의 재정 투입 부담도 더 커질 것"이라며 "해외 국가들은 국민연금에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세대 간 형평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재정 투입을 신속하게 진행하되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1%인 22조원 가량 투입하면서 보험료율을 3% 올리고 기금 운용수익률을 1.5%포인트 끌어올리면 항구적으로 국민연금 재정이 안정된다고 설명했다. 보험료율을 내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0.5%포인트씩 높이고 재정 투입도 2030년에 1%가 되도록 점진적으로 인상해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안이다.
정부가 재정투입을 하지 않을 경우 김 교수에 따르면 미래 정부 부담은 GDP의 4% 이상으로 증가한다. 지금보다 인구가 줄어든 미래 세대는 보험료와 세금 급증 문제에 직면한다.
국내외 공적연금 지출 현황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정부 예산 대비 18.4%, GDP의 7.7%를 투입한다. 반면 한국은 정부 예산 대비 9.4%, GDP 2.8% 투입하고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1940년대 생들이 국민연금을 낸 거보다 많이 받아가는 부분에 대해 국고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면 연금 재정 안전성이 훨씬 올라가고 연금의 복지 기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일부 국민들도 보험료 부담과 함께 국민연금 재정 투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13일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500인 시민대표단 숙의 토론회에 참가한 A씨는 "왜 고갈되는 걸 국민만 고통 받아야 하나"라며 "직역연금에는 국고를 투입하는데 국민이 고통 받지 않게 해줘야 하지, 왜 보험료를 12%, 13%로 올리는 얘기만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국민연금의 수익자부담 원칙을 이유로 국고 투입에 부정적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무원과 군인 연금은 철저히 보장해 주면서 일반 국민에게 더 지원해 주는 것은 왜 안되냐"고 고영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이 묻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고를 투입하면 다른 쪽으로 가야 할 돈이 줄어든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공무원 연금과 군인 연금은 보험료가 굉장히 높고 정부가 사용자 입장에서 돈을 지원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