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고려해 가치있는 소비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푸드 마일리지는 식재료를 생산하고 운송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곡물, 축산물, 수산물 등 9가지 수입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지에서 소비자까지 식품 수송량(t)에 수송 거리(km)를 곱해 산출한다. 이 지표는 영국의 환경운동가인 팀 랭이 1994년 처음 소개하며 알려졌다. 그는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이 식품의 안정성에도 유리하고 수송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푸드 마일리지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식자재의 수송거리가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네이처 푸드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74개국의 농산물, 축산, 제조업, 에너지 등 37개 경제 부문을 조사해 운송 거리와 식품 질량을 계산해 본 결과 식품 운송에서 세계적으로 연간 약 30억 톤에 달하는 탄소가 배출됐다. 이는 전체 식품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19%에 해당하는 규모다. 배출량은 식품의 유형에 따라서도 달라졌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과일과 채소 등이 전체 식품 운송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전 세계 식량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30% 정도인 것으로 추정됐다. 그중 식품운송 분야가 전체 배출량의 약 6%를 차지했다. 항공 부문 배출량이 약 2%인 것에 비교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다.
수입 식자재는 수송 거리가 길기 때문에 마일리지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자국에서 생산하는 식자재의 경우 수입 식자재에 비해 수송 거리가 짧으며, 또 근거리 농가에서 수송되는 식자재의 경우엔 푸드 마일리지 수치가 더욱 낮아져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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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마일리지가 짧은 대표적인 식품으로 ‘국산 우유’를 꼽는다. 국산 우유는 착유 후 적정 온도로 바로 냉각시킨 다음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신선한 원유 그대로 살균과 균질화 처리만 거쳐 2~3일 내 유통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평상시 먹는 우유는 살균우유로 보통 유통기한이 11~14일 정도로 짧고 신선식품에 해당돼 냉장 보관이 필수다.
국산 우유는 푸드 마일리지가 짧은 만큼 품질 관리도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유는 체세포 수와 세균 수가 적을수록 높은 등급을 받아 고품질 우유로 분류되는데, 국산 우유는 세균 수 1A, 체세포 수 1등급 원유를 사용하고 있다. 체세포 수는 젖소의 건강 상태 및 유방의 염증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고 세균 수는 얼마나 청결한 상태에서 착유가 이루어졌는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는 “국산 우유는 착유 후 2~3일 내 전국 유통되어 대표적으로 푸드 마일리지가 짧은 천연식품”이라며 “국산 우유 제품엔 체세포 수 1등급, 세균 수 1A 등급 원유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표기하므로 우유를 고를 때 우유의 원유 등급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세균질병과가 진행한 '2023년 상반기 원유 검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의 품질이 지속해서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세포수는 71.13%로 전년 대비 3.23% 증가했고 세균 수 1등급은 99.62%로 전년 대비 0.0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