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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은 질병관리청 요청에 따라 이르면 10일부터 모기·파리·바퀴벌레 살충제로 쓰이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빈대 퇴치에도 사용되도록 긴급 사용승인할 계획이다.
환경부 및 과학원은 긴급 사용승인에 앞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판매업체와 만나 시장성 및 해외 연구 결과와 사용 실태를 분석하고 있다.
긴급 사용승인은 예상하지 못한 감염병이 유행하는 등 긴급 상황에서 방역·방제를 위해 기존에 쓰이지 않던 화학제품을 별도 안전성·유효성 심사와 시험방법 검토를 거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절차다.
질병청은 빈대가 기존 퇴치에 쓰이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력을 가져 니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빈대용으로 긴급 사용승인 신청했다.
다만 학계에선 빈대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에도 이미 저항성을 획득했다고 판단한다.
미국 러트거스대 왕창루 교수 연구진은 올 1월 MDPI 곤충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 빈대 개체군을 채집해 저항성을 시험한 결과 13개 개체군 가운데 1개 개체군이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에 높은 수준의 저항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스티븐 도게트 교수도 올 2월 경제곤충학 저널에서 "피레스로이드계와 네오니코티노이드계를 섞어 만든 살충제도 반복해서 사용하면 빈대 개체군이 진화해 저항성을 가져 살충제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들은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긴급 안전성 심사를 통과해도, 이 같은 살생물질은 인체에도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살충제를 보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