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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팬덤, 지하철서 비명→시민 대피 소동… 처참했던 신논현역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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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3. 08. 07. 12:06

슈가의 타투가 공개되자 연달아 4~5회 비명 지른 팬. 영상 촬영자는 사건이 발생한 열차가 아닌, 그 다음 열차를 타고 있었다. 사건 당일, 최소 2개의 열차 내에서 팬들의 고성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 이하 엑스(X·옛 트위터)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대피 소동 당시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한 가운데, 생각 이상으로 피해 규모가 처참했다는 반응이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8시 36분쯤 김포공항행 지하철 9호선에서 "흉기를 소지한 승객이 난동을 부린다", "가스 냄새가 난다" 등 오인 신고 20여 건이 접수됐다.

혼돈 속 열차 내 시민들은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 칸에서보다 더 멀리 이동하기 위해 칸을 옮겼다. 이 과정에서 신발이 벗겨지는 사람, 소지품을 떨어트린 사람, 넘어져서 몸이 깔렸던 사람 등이 나타나고, 음식물 등이 바닥에 짓밟힌 채 나뒹굴기도 했다.

사건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신논현역에 정차했을 때 열차 내부를 찍은 영상, 대피하던 시민들 사이에서 넘어지고, 몸이 끼어 피해를 호소하는 영상 등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벗겨진 신발과 소지품들이 바닥에 나뒹구는 현장은 참혹했다. 몸이 낀 시민은 "사람 깔린다고요", "일어나세요. 사람 죽어요"라고 소리 치고, 대부분 시민은 일제히 다른 칸으로 이동하기 위해 정신이 없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영상 촬영자는 본지에 영상은 사건 신고가 들어가기 전인 8시 33분부터 찍혔다고 확인해줬다. 소방, 경찰에 신고가 최초로 들어간 건 8시 34분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시민 증언에 따라 열차 내부를 조사했으나 별다른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열차 내 승객을 모두 대피시키고, 수색에 나섰지만 흉기 등을 소지한 용의자는 없었다. 소방 역시 차량 16대에 52명을 투입하고, 현장에서 측정한 결과 가스 누출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네티즌은 엑스(X·구 트위터)에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공연 이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일부 팬덤이 소리를 질러 시민들에게 혼동을 준 것으로 추청했다. 경찰 역시 해당 증언을 토대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 엑스 이용자는 "신논현역 칼부림도, 생화학 테러도 아니다. 더 이상 잘못된 정보로 공포 분위기 조성하지 말아달라"며 "제 옆에 외국인 분들이 영상 보다가 소리 질렀는데 지하철 안이 복잡한 터라 사람들이 오해하고 도망친 것. 경찰 진술도 다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돔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솔로 콘서트가 진행됐다. 공연 관람 후 귀가하던 팬들은 슈가가 곧바로 진행하는 SNS 라이브 영상을 관람했다. 거의 지하철 한 칸에 팬덤이 가득했으나, 일반 시민도 승차한 상태였다. 라이브 도중 슈가가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맞춘 우정 타투를 드러내자, 일부 팬덤은 공공장소라는 생각도 잊은 채 소리를 지르며 감격했다.

다짜고짜 비명이 들리자,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던 시민들은 일단 대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SNS 이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대피하면서 "무슨 일이냐?"고 서로 묻는데 아무도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하고, "흉기 테러다", "테러가 있나 보다" 등 소문만 점점 부풀어졌다.

최근 흉기 난동 사건이 연일 벌어지고, 살인 예고 글도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된 상태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경계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

일각에서는 한 외국인 팬이 자신의 SNS에 슈가의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비명을 지르는 장면을 올렸는데, 이 영상 속 비명이 원인이 돼 시민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고 오해하기도 했다. 영상 속 비명 지른 당사자는 자신은 사건이 벌어진 열차가 아니라, 그 다음 열차에 탑승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 발생한 열차든, 아니든 최소 2군데의 열차 내에서 슈가의 라이브를 보던 팬덤이 소리를 질렀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이다.

팬덤의 실제 4~5회 이상의 '꺄악' 소리가 담긴 영상 당사자는 본인이 타고 있던 열차 내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그 전에 출발한 열차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먼저 출발한 A 열차에서나, 영상이 찍힌 B 열차에서나 팬들의 고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슈가 타투 공개와 동시에 소리 지른 팬들 참고용 캡처 사진. 해당 영상 촬영자가 탑승한 열차 내에서는 대피 소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소방에 따르면 신논현역에 정차해 승객들이 급히 뛰쳐나가면서 7명이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는 부상 피해도 발생했다. 6명은 병원으로 이송, 1명은 귀가했다.

이에 국내 네티즌은 방탄소년단의 일부 팬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소리를 지른 팬이 외국인이라고 알려지자, 외국인 팬과 국내 팬 사이에 갈등까지 발생했다. 외국인 팬들은 처음 외국인 팬이 소리를 지른 장면을 목격했다고 알린 엑스 이용자 계정에 찾아가 일명 '사이버 불링' 테러를 벌이고 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슈가는 이날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해 지난 4일부터 3일간 약 3만8000여 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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