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사형해 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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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오권철 부장판사)는 12일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 위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주거에서 일가족 전부인 세 모녀를 연달아 무참히 살해했다”며 “사람의 생명은 법이 수고하는 가장 존엄한 가치이고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 A씨의 살해 동기도 일반인을 기준으로 비춰봤을 때 이해하기 어렵고 A씨의 여동생 B씨, 모친 C씨는 피고인과 아무런 관계 없지만 피고인은 단지 피해자 범행 위한 수단으로 삼아 살해했다”며 “극단적인 인명 경시 성향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형벌, 응보적 성격, 일반 예방 성격 등을 볼 때 피고인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의견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 있지만 법원으로서는 형벌의 특수성 및 엄격성, 양형 형평성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종합하면 피고인에 사형을 처해 생명 자체를 박탈할 수 있는 정당한,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선고가 끝나자 법정에 있던 유족 측은 오열하며 김씨에게 사형을 선고해 줄 것을 호소했다.
유족 측은 선고 후 취재진을 만나 “탄원서를 받으러 다닐 때 모든 분이 ‘이 사건이 사형이 아니면 어떠한 중범죄가 사형이냐’고 말할 정도였는데 무기징역이라는 결과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이 사건이 스토킹 범죄의 선례로 남을 수 있도록 유족들은 항소를 통해 마지막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23일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두 딸 등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온라인게임에서 알게 된 큰딸 A씨가 만남과 연락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범행 두 달 전인 지난 1~2월 약 2개월간 지속적으로 A씨를 스토킹한 혐의와 A씨 가족의 주거지에 침입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태현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