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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공연, 홀로그램...코로나 시대 공연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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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1. 09. 22. 10:24

국립극단 '코오피와 최면약', 관객 홀로 걸으며 감상
조수미 홀로그램에 미디어아트 접목 '빛으로 그린 노래'
[국립극단] 코오피와최면약_홍보사진
이동형 공연 ‘코오피와 최면약’ 홍보사진./제공=국립극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들이 관객과 만난다.

우선 국립극단은 관객 홀로 걸으며 감상하는 이동형 공연 ‘코오피와 최면약’을 선보인다. 오는 24일부터 내달 3일까지 서울로7017 및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1930년대 경성과 작가 이상을 만나볼 수 있게 한다.

국립극단이 주변 문화시설을 연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시작된 공연으로, 장소 특정 퍼포먼스를 주로 선보여온 서현석 작가는 작가 이상의 소설 ‘날개’를 바탕으로 1930년대를 재구성하고 현재를 중첩해 보여준다.

공연 시작점은 서울로7017 안내소다. 1930년대 이곳 회현동에는 소설 속 주요 배경인 미쓰코시 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자리했다. 서울로7017을 따라 국립극단으로 향하는 길에 보게 되는 서울역(당시 경성역)은 소설의 주인공 ‘나’가 커피를 마셨던 ‘티룸’이 있던 곳이다.
공연은 관객이 30분 단위로 1명씩 서울로7017 안내소를 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시작점에서 안내를 받은 후 개인 휴대전화와 이어폰을 이용해 준비된 오디오를 들으며 국립극단 방향으로 걷는다. 도착지인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는 가상현실(VR)로 펼쳐지는 연극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역7017을 걸으며 듣는 오디오에는 서현석 작가가 쓴 텍스트를 비롯해 이상의 ‘삼차각설계도’(1931), ‘1933, 6, 1’(1933), ‘오감도’(1934), ‘날개’(1936), ‘권태’(1937)가 인용돼 있다. 1930년대 주요 사건과 소설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에 언급된 음악도 담겨 있다.

서현석 작가는 “예상치 못한 감염병으로 인한 무력감, 심화해가는 폭력성과 사회의 균열, 긴장된 국제관계가 공존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답답한 식민 사회에 살면서도 서양의 예술과 과학을 받아들이며 사유를 확장했던 이상처럼 갑갑한 일상의 틀을 뛰어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수미 홀로그램1
‘빛으로 그린 노래’ 전경./제공=예술의전당
소프라노 조수미의 홀로그램을 미디어아트와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 ‘빛으로 그린 노래’도 예술의전당에서 만나볼 수 있다.

‘빛으로 그린 노래’는 다음 달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음악당 지하 1층 홀로그램 전용관에서 17분짜리 미니 콘서트 형태로 진행된다.

이 콘서트는 제9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도 출품돼 관람객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홀로그램으로 등장하는 조수미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 드라마 ‘명성황후’ OST ‘나 가거든’, 오펜바흐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 중 ‘인형의 노래’ 등 세 곡을 부른다.

이 콘서트는 예술의전당이 미디어아트 제작사 엠버린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밤의 여왕 아리아로 알려진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 작업엔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로만 드 기우리가 참여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전시관 내부는 프로젝션 맵핑 방식의 다채로운 미디어 아트 작품이 사방의 벽면을 넘나들며 어우러진다”며 “음향적인 효과 및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3D 입체음향 시스템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콘서트는 예술의전당 누리집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30분씩 진행되는 회차당 최대 16명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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