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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에 필수라는 ‘에어 서스펜션’, 승차감 좋지만… ‘수리비 폭탄’ 될라

고급차에 필수라는 ‘에어 서스펜션’, 승차감 좋지만… ‘수리비 폭탄’ 될라

기사승인 2020. 06.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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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유압식 대비 수리비 5~10배
고장 잦아… 국산차에선 채택 안해
전문가 "사용법 익히면 수명 늘어"
[폭스바겐] 3세대 신형 투아렉_에어 서스펜션
폭스바겐의 3세대 투아렉에 적용 된 에어 서스펜션 사진. /제공 = 폭스바겐코리아
고급 수입차에 많이 장착되는 ‘에어 서스펜션’이 승차감은 탁월하지만 고장 및 파손이 잦고 가격도 일반 유압식 서스펜션의 5~10배에 달해 아무 대비 없이 구매했다가 자칫 ‘수리비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우수한 도로 포장을 고려하면 에어 서스펜션을 고집할 필요가 없지만 선택했다면 올바른 운전법을 숙지해야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9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에어 서스펜션에 대한 보증기간은 3년에 10만km(BMW 등 일부 20만km)로 책정하고 있다. 부품가격은 차종별로 상이하지만 부가세와 공임을 포함한다면 개당 200~300만원 선이다. 일반 유압식 서스펜션이 25~30만원 선인 걸 고려하면 10배 이상 비싼 값이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은 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다. 승차감과 코너링 감각을 결정짓는 핵심 구성품이라 볼 수 있다. 쇼크 업쇼버·스프링·서스펜션 암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서스펜션 종류에 따라 조합이 다르다. 에어 서스펜션은 기체의 공진 특성을 활용하면서 기존 대비 더 많은 진동을 흡수할 수 있고 차고까지 일부 조절이 가능한 방식이다.

에어 서스펜션은 다양한 이름과 방식으로 벤츠의 S-Class 전모델·E-Class·GLE·CLS, BMW의 5GT·6GT·7시리즈·X5·X6, 폭스바겐의 3세대 신형 투아렉 3.0 TDI 프레스티지·3세대 신형 투아렉 3.0 TDI R-Line 모델,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레인지로버 전트림 등 대표적인 수입차들에 장착돼 있다. 에어 서스펜션 장착 차량의 탁월한 승차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된 차량을 타다 일반 차를 타면 마치 마차를 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승차감 차이가 크다”고 했다.

한때 국산차에도 제네시스BH330·380, 모하비 등 일부 차량 후륜에 적용된 바 있지만 현재는 채택하지 않고 있다. 연초 출시한 제네시스 GV80에 다시 에어 서스펜션 채택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전자식 가스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워낙 비싼 부품가격, 내구성 문제 탓에 유지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금 같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 설명대로 국내 기업들이 에어 서스펜션을 택하지 않은 이유는 비싼 값이다. 개당 교체가격이 200만~300만원 수준이고 특히 한쪽만 고장이 나도 양쪽을 다 갈아줘야 하는 특성이 ‘수리비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에어 서스펜션은 한쪽만 교체 했을 때 반대쪽이 쉽게 터지기 때문에 수리시 양쪽을 다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MW 6GT 기준 4개의 서스펜션을 모두 교체 시 부가세를 빼고도 공임비 포함 700만원을 넘어선다.

잦은 고장도 이유 중 하나다. 일반 유압식 서스펜션이 6만~7만km 이상은 타고 있는 데 반해 에어 서스펜션은 평균 5만km도 못 타고 수리해야 하는 일이 잦다는 게 사용자들의 평가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에어 서스펜션의 비싼 가격과 잦은 고장률, 포장 잘 된 국내 도로상황을 고려하면 계속 발전하고 있는 기존 유압식·가스식 서스펜션으로도 충분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에어 서스펜션의 바른 사용법만 익힌다면 10만~15만km 이상 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 명장은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된 차량은 시동을 걸자마자 출발하면 안 되고, 에어가 채워지는 1분여의 대기 시간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를 무시하고 운행하면 튜브가 터지는 등 고장이 발생할 수 있고 결국 수명이 반토막 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어 서스펜션 장착 차량을 고객한테 인도할 땐 영업점에서 주의사항 및 운전법에 대해 안내를 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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