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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모바일 3분 대출’ 급증...은행권 부실 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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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단비 기자

승인 : 2020. 06. 08. 06:00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거래 인기
언택트 수요 커지면서 시장 성장
4대은행 잔액 전달比 4288억↑
이용건수도 한달새 4.1% 늘어나
연체율 증가 전망에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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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권 모바일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전달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계 자금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는 대신 모바일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신용대출은 실물경기 위축에 따른 증가인 만큼,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은행권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모바일 신용대출 잔액은 7조6635억원이었다. 이는 전달보다 4288억원(5.9%) 증가한 규모다. 4월(2509억원)보다 두 배가량 증가폭이 커졌다. 지난달 모바일 신용대출 이용건수도 39만6588건으로 한달 전보다 4.1% 늘었다.

은행들은 비대면 거래에 대한 수요가 늘자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모바일 전용 ‘하나원큐신용대출’을 선보였는데, 출시 45일만에 5000억원 돌파했고 3개월만에 1조원을 넘겼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원(WON) 신용’ 등 모바일 전용 대출 상품을 내놨다. 신한은행은 ‘쏠편한 직장인 대출’ 등을 판매 중이며, KB국민은행은 기존에 있던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군을 지난해 ‘‘KB스타 신용대출’로 통합했다. 모바일 신용대출은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받을 수 있는 대출이다. 3분 안에 대출 한도 조회부터 신청까지 가능해 ‘3분 대출’이라고 불린다.

언택트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모바일 신용대출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1월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했을 때에도 모바일 신용대출은 오히려 늘었다. 하지만 모바일 신용대출 역시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는 모습이다. 은행들의 모바일 신용대출 잔액 추이를 보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됐던 2월, 3월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월 6조225억원, 3월엔 6조9838억원으로 각각 전달보다 7.3%, 16%씩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가 위축되면서 자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4대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등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 규모는 96조2227억원으로 전월대비 8763억원 늘었다. 한달 새 1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대면 접촉을 최소화 하려는 언택트 문화가 자리를 잡은 것도 영향을 줬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로 대출에 대한 부담도 적어진 데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신용대출 자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요즘에는 거의 모든 거래가 다 모바일로 가능한 만큼 코로나19로 모바일 거래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도 주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신용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대출 부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으로 자영업자를 비롯한 가계도 자금 압박을 겪으면서 대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의 총 여신 연체율은 0.39%로 작년말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그간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프로그램을 실시한데다 코로나19가 2월 말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즉 연체율은 추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최근 신용대출을 일으키고 있는 분들은 생활이나 생계 자금 관련 어려움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높아 부실화 위험성이 크다”며 “지금은 시중은행들이 수익성을 잘 내고 있기 때문에 당장 금융사의 부실화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이익이 감소하는 시점이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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