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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신중하게 접근 중이다. 김연경 측 관계자는 “흥국생명, 한국배구연맹(KOVO)과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다.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다. 확실한 건 김연경의 의지가 협상의 시작이 될 것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중이라고 이해하면 편할 것 같다”라고 했다. 김연경 측은 혹시라도 흥국생명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김연경은 언젠가는 한국 무대에 돌아오고 싶은 의사를 몇 차례 드러낸 적 있다. 처음 이뤄진 이번 제안에 따라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협상은 조만간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김연경은 2005년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2009년 일본 JT 마블러스로 이적하며 해외무대에 처음 도전했다. 당시 흥국생명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 못한 김연경을 ‘임의 탈퇴’로 묶고, 일본 진출을 허락했다. 이후 김연경은 2011년 터키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뒤 유럽과 중국을 오가며 활약해왔다. 김연경은 올해 5월 터키 엑자시바시와의 계약이 끝나 FA가 됐다.
김연경의 기량은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리그 운영이 어려운 터키, 이탈리아 리그에 참여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 오랜 국외 생활을 한 김연경도 V리그에서 한국 팬들과 호흡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김연경 복귀에 거린 가장 큰 관문은 V리그의 샐러리캡이다. 현재 여자부 샐러리캡은 옵션 포함 23억원, 선수 1인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연봉은 7억원이다. 올해 흥국생명은 이재영과 재계약에 6억원, 이다영 영압애 4억원,등 총 10억원의 샐러리캡을 이미 소진했다. 김연경이 국내 최고 대우인 7억원을 받는다고 하면 세 명의 선수에게만 17억원을 쏟는 셈이다. 남은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연봉은 6억 원 밖에 되지 않는다. 13명 선수들은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다. 흥국생명 측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배구계 일각에서는 김연경의 국내 복귀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있다. 미국 프로축구 MLS의 경우 스타 플레이어들의 리그 진입 기회를 넓히기 위해 샐러리캡에 적용을 받지 않는 선수(지명 선수)를 팀당 3명까지 영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첫 사례가 세계적인 스타였던 데이비드 베컴이었기 때문에 이 규정을 ‘베컴 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에 대해 KOVO는 특정 선수의 리그 진입을 위해 확정한 새 시즌 샐러리캡 규정을 다시 손볼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단언했다. KOVO 관계자는 “베컴룰과 같이 샐러리캡에서 예외 적용을 받는 제도의 도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미 새 시즌 샐러리캡 기준은 정해져 있다. 변경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돌아오면 분명 V리그 흥행에 확실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도쿄올림픽에 출전을 위해서라도 국내 리그 활동은 최적의 조건이다. 남은 건 김연경의 결정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