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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냥의 시간’ 최우식 “극중 기훈 통해 함께 성장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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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0. 05. 11. 09:05

최우식
/넷플릭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최우식이 영화 ‘사냥의 시간’으로 팬들 곁에 돌아왔다.

‘기생충’ 이후 선보이는 그의 차기작인만큼 영화 ‘사냥의 시간’은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다. 여기에 그의 버킷리스트인 이제훈·박정민·안재홍·박해수와의 연기호흡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지난달 30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화상 인터뷰로 만난 최우식은 “형들의 캐스팅이 마무리된 상태에서 제일 마지막에 합류해 치열하게 연기했어요”라며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3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된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한’ 사이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기까지 ‘사냥의 시간’은 다사다난했다. 신종 코로나바일어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봉을 연기했으나 극장 상영을 건너뛰고 OTT 서비스(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 이후 해외 판매 대행사가 이중계약을 문제 삼으며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잠정 연기됐으나 원만한 합의 끝에 전 세계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저는 ‘옥자’로 넷플릭스라는 서비스로 (대중들과)만나 기회가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기생충’ 이후로 해외 팬들에게 빨리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최우식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과정이었다. 충무로의 대세인 이제훈·박정민·안재홍·박해수와 함께 작업하는 것을 생각했을 때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극중 기훈은 최우식이 앞서 연기했던 ‘거인’의 영재, ‘기생충’의 기우와도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이다.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우울한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날의 청춘의 모습들을 대변하고 있다.

“영재나 기우, 기훈 모두 힘든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더 나쁜 상황을 맞이해요. 하지만 도망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점이 저와 닮은 것 같아요. 캐릭터의 성장을 통해 배우 최우식뿐 아니라 인간 최우식도 성장하는 것 같아요.”

최우식
/넷플릭스
반항아인 기훈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최우식은 외적으로도 변화를 시도했다. 몸에 타투를 그리고 거친 욕설을 내뱉는 등 이전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님이 ‘기훈의 레퍼런스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리즈 시절을 생각했다’고 하셨어요. 제 사진 옆에 디카프리오 사진을 붙여서 보여줬는데 ‘내가 이 헤어스타일을 하면 그 느낌이 안 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잘 생기게 나왔다기 보다는 기훈이랑 어울리게 나와서 만족해요.”

‘사냥의 시간’은 경제가 붕괴한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담아 독특한 비주얼과 분위기를 지닌 장르물로 완성됐다. 현대화된 건물의 공간을 폐허로 만들고, 컴퓨터그래픽(CG) 작업으로 낯선 느낌을 보여준다. 시나리오를 처음 접한 최우식도 근 미래에 대한 설정이 궁금했다고 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 근 미래 설정이 어느 정도 시점인지 가늠이 안 됐어요. 현장에서 준석 엄마 가게를 찾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아울렛을 빌려 미술 팀이 정말 폐허처럼 만들었어요. 그걸 보고 ‘아, 이런 디스토피아 느낌이구나’라는 걸 알았죠. 촬영하면서 크로마키를 두고 촬영하는 장면이 늘었고,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상상하면서 촬영했죠. 나중에 완성된 영화를 보니 상상하며 촬영한 크로마키 장면도 잘 나와 너무 기쁘고 다행이었어요.”

영화 ‘기생충’에 이어 ‘사냥의 시간’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정되면서 1년 사이 배우로서 최고의 순간들을 경험한 최우식의 기세도 물이 올랐다. ‘기생충’ 이후 달라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친구로 추가한 사람)수 때문에 인기를 실감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이 늘었어요. 세계로 ‘기생충’이 뻗어나갈 때 팔로워 수도 늘어 신기했고, 생각하지 못하게 더 큰 사랑을 받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해외의 인기와 관심이 뜨거운만큼 할리우드 제안도 꾸준히 받고 있다. “‘기생충’ 이후 영어 인터뷰 등을 해서 해외에서 저에게 다른 관심을 준 것 같아요. 대본도 조금씩 받고 있지만 할리우드 진출도 타이밍이 잘 맞아야 가능한 것 같아요. 욕심을 내서 진출하려는 생각은 없고 한국에서 더 열심히 일하고 그것을 해외 퍈들이 좋아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국내외 많아진 관심으로 작품에 대한 고민·부담이 커지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연기를 할 수 있어 즐겁기만 한 그다.

“욕심이 커지면 안 되는 건 알고 있는데 자꾸 욕심이 커지니 부담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예전에 웹드라마 ‘썸남’을 촬영한 적이 있는데, 카메라 앞에서 편안 연기를 했어요. 그런 연기를 다시 해보고 싶어요. ‘대사는 이렇게 해야지’ ‘감정 연기는 어떻게 해야지’ 등의 고민을 하지 않고 편안히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아직 연기가 일로 느껴지지 않아요. 하고 싶고 좋아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과정이 즐거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죠. 결과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느낀 건 과정이 중요해요. 카메라 앞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게 계획이라면 계획이에요.”

최우식
/넷플릭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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