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이번에는 대만 정보기관에 의해 다시 한 번 거론됐다. 대만 국가안전국(NSB·국가정보원에 해당)의 추궈정(邱國正) 국장이 지난 달 30일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의 업무보고를 통해 자체적으로 파악한 김 위원장의 건강 관련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결론은 아픈 것이 확실하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하지만 추 국장은 김 위원장의 유고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추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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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입법원 업무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밝히는 추궈정 대만 국가안전국 국장.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발언으로 보인다./제공=싱다오르바오.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를 비롯한 홍콩 언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추 국장은 전날 김 위원장의 건강 여부에 대한 차이스잉(蔡適應) 민진당 입법위원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병이 났다. 그래서…”라고 처음에는 말을 흐렸다. 그러나 차이 의원이 김 위원장에게 병이 발생한 것이 확실하냐고 다시 한 번 묻자 “맞습니다”라고 분명하게 답변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에 대한 질문이 거듭되자 NSB가 외부보다는 정보가 많으나 정보 출처 노출 우려로 여기가 아닌 관련 부서에서 비공식 보고하겠다고도 말했다. NSB가 수집한 정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그의 자신감은 나름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한다. 대만은 국민당이 대륙에서 정권을 장악하고 있을 때부터 정보 수집과 관련해서는 단연 극강의 위상을 자랑했다고 단언해도 괜찮기 때문이다. 지금도 전설처럼 내려오는 정보기관인 란이서(藍衣社)나 CC단, 쥔퉁(軍統·국민당 군사위원회 조사통계국), 중퉁(中統·국민당 중앙집행위원회 조사통계국) 등이 당시 국민당이 운용하던 정보기관들이었다. 공산당 정보기관에서도 치를 떨 정도의 활약을 한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대만의 NSB는 바로 이런 전통을 계승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막강한 정보 수집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더구나 대만은 국제사회에서는 드물게 북한과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 북한에 대한 고급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이와 관련,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대만 출신의 한국 화교인 렁유청(冷有成) 씨는 “대만의 극강 정보력과 북한과의 친밀한 관계로 볼 때 김 위원장 관련 정보는 상당히 믿을 만하다고 단언해도 좋다”면서 대만 정보가 상당히 신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유고설을 일관되게 부인하는 한국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정상적인 상황에 있지 않다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