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원포인트건강] 체내 정수기 ‘콩팥’…한번 손상되면 회복 어려워

[원포인트건강] 체내 정수기 ‘콩팥’…한번 손상되면 회복 어려워

기사승인 2020. 04. 24. 15:4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고혈압 있으면 동반할 수도, 가족력·비만 등 위험요인 살펴야
원포인트건강
콩팥은 체내 노폐물을 걸러 혈액을 정화하는, 정수기 역할을 한다. 콩팥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다른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심하면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등 건강한 콩팥관리는 노년의 삶의 질과 건강을 지키는 필수요소다.

24일 대한신장학회 등에 따르면 콩팥은 노폐물과 수분·염분의 배설을 통해 체내 평형상태를 유지한다. 혈압조절, 조혈작용, 뼈 대사에도 필수적이다.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계속해서 떨어지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한다.

국내 성인 9명당 1명이 만성콩팥병 환자에 해당한다. 2017년 인구 기준으로 460만명 정도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른 2017년 환자수는 20만3978명으로, 전체 추정환자 중 4.4%에 불과하다. 상당수는 만성콩팥병을 인지하지 못해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셈이다.

◇ 콩팥병은 누구에게 찾아오나(?)

당뇨나 고혈압 비만은 만성콩팥병 위험인자로 꼽힌다. 노화할수록 콩팥병에 잘 걸린다. 당뇨 환자의 30~40%에서 콩팥병이 합병된다. 당뇨 환자는 년간 1회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콩팥 기능, 단백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도 미세혈관 덩어리인 콩팥의 사구체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하다. 콩팥병 환자의 대부분은 고혈압을 동반한다.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라면, 콩팥병에 따른 고혈압일 가능성이 크다.

가족력도 살펴야 한다. 콩팥병 중 다낭성 신증이나 일부 사구체 신염은 유전성이 있다. 콩팥병의 가족력이 있다면 콩팥병에 대한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콩팥은 여러 질환이나 치료 과정의 합병증으로 급성 손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회복이 잘 되지 않으면 만성콩팥병으로 남는다. 여러 약제를 복용하거나 항암 치료, 장기 이식, 심장·혈관 수술을 받은 환자도 고위험군이다.

◇ 비만 줄이고 혈당·혈압 조절해야

콩팥병 위험을 낮추려면 비만, 혈당, 혈압 등 위험인자를 잘 통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저염식이와 금연은 필수. 짠 음식을 즐기거나 흡연자 중 일부는 건강하기도 하지만, 고위험군이라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위험인자가 하나라도 있다면 싱겁게 먹고 식이 섬유가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서 금연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콩팥병 예방에 도움 된다는 증거는 없다. 콩팥 결석이나 다낭성 신증의 경우 수분 섭취가 재발이나 진행을 늦출수는 있다. 콩팥에 독성이 있는 약제를 불가피하게 복용하는 경우에도 수분 섭취가 많으면 좋다.

clip20200424153722
◇ 혈액·소변검사로 조기진단해야

콩팥병은 초기에 발견해 잘 관리하면 진행을 멈추거나 늦출 수 있다.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콩팥 기능과 단백뇨 동반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2년 마다 무료로 받는 국가건강검진에도 콩팥 기능과 단백뇨 검사가 포함돼 있다. 일부 콩팥병은 적절한 치료로 콩팥 기능을 현저히 호전시킬 수 있어 처음부터 포기할 필요는 없다다.

◇ 만성콩팥병 환자, 코로나19 예방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폐질환, 고혈압, 당뇨, 천식 등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코로나19 사망자 대다수가 기저질환자였다. 콩팥병 역시 대표적인 기저질환으로, 기본적인 전신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약화돼 있어 코로나19 등 전염성 바이러스 침투에 취약할 수 있다.

우리 몸에는 T cell, Th cells, killer T cells, NK cells 등의 면역세포가 존재한다. T세포는 B세포를 자극해서 항체 형성을 돕거나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고, B세포는 T세포의 도움으로 항체를 만들고 B세포가 만든 항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해 우리 몸을 방어한다. 코로나19는 이를 무력화시킨다.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중 투석환자의 경우 면역세포가 현저히 감소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성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이러한 면역세포가 감소돼 있다는 것은 면역기능도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며 “적을 공격할 병사(면역세포)와 무기(항체, 사이토카인)가 정상인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결과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 만성콩팥병 요독이 면역력 약화 주범

만성콩팥병 환자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주범은 요독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요독은 콩팥 기능 저하로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된 물질을 말한다. 밝혀진 요독 종류만도 100개가 넘고,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빈혈에 의한 어지럼증, 피부 가려움증, 식욕 감퇴, 구토, 운동 시 호흡곤란, 전신 피로감, 불면증 등을 보인다. 소변 감소, 전신 부종, 심한 호흡곤란을 동반한 의식저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악화되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이 교수는 “각각의 요독을 모두 임상에서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콩팥 기능이 저하돼 있다면 면역기능이 약해졌다는 전제로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콩팥병도 병기가 나뉜다. 콩팥 기능이 정상일 때(1기), 약간 감소(2기), 다소 감소(3기), 많이 감소(4기), 투석 임박(5기) 등이다. 1~3기의 경우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4기부터 빈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뼈가 약해지고 혈관 석회화가 심해지면서 심혈관질환 위험도도 증가한다. 1~3기라면 진행을 막고 기저질환 관리에, 4~5기라면 투석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 콩팥병 극복 7가지 생활수칙 준수

대한신장학회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7가지 생활수칙’ 준수를 권고하고 있다. 수칙은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 담배는 반드시 끊고 과도한 음주 회피, 싱겁게 먹고 적절한 수분 섭취, 꼭 필요한 약을 콩팥기능에 맞게 복용, 정기적으로 콩팥 건강 확인, 적정 체중 유지, 규칙적인 운동 등이다. 이같은 생활수칙을 잘 준수한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생존류이 2배 이상 향상됐다고 학회 측은 강조했다.

콩팥병은 음식으로 치료하긴 어렵다. 특정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그 음식에 함유된 특정 성분이 체내에 많이 쌓여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콩팥 자체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콩팥에 부담을 주는 소금은 섭취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정은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는 “콩팥병이 있으면 약물 복용도 신중해야 한다”며 “부작용과 용법, 용량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통약물이나 건강보조식품도 콩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콩팥병 환자에게는 금기”라고 강조했다.

흔히 사용하는 약제 중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콩팥병이 있는 사람이 복용할 경우 급성 신손상 위험이 있다. 따라서 진통제 복용시에는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