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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車’ 악재 털어낸 BMW코리아, 2분기 코로나 뚫고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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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20. 04. 24. 06:00

2년전 차량화재 사태로 큰 손실
투명성 앞세워 지난해 실적 회복
1분기 판매 40%↑ '악재속 선방'
신차 줄대기, 물량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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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1995년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한국법인을 설립한 이후 25년간 소비자의 꾸준한 선택을 받아온 비결은 무엇일까. BMW코리아는 이에 대해 ‘소비자 신뢰’라고 답한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는 기존 고객을 잡기보다는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BMW코리아는 오히려 반대를 선택했다. 자동차 구매에 있어 브랜드의 신뢰도가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고려한 판단이다.

2년 전 차량 화재 사태로 대규모 리콜을 감행할 당시에도 BMW코리아는 ‘정공법’을 택했다. 소비자 신뢰 회복을 목표로 화재 원인을 직접 분석해 신차 교환 프로그램을 내놓는 한편 리콜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유했다. 그 결과 BMW코리아는 역대 최고 수준의 리콜 이행률을 달성했고 바닥을 쳤던 실적을 1년 만에 회복할 수 있었다. 지난해 흑자전환을 이뤄낸 BMW코리아는 올해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1분기 판매는 전년 수준을 넘어서며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2분기는 물량 확보가 관건이다. 다만 판매가 뒷받침된다면 하반기 5시리즈의 신차 투입에 힘입어 벤츠에 내준 수입차 왕좌를 다시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23일 BMW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2조8609억원, 영업이익 817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477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BMW는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BMW코리아는 2018년 여름 발생한 주행 중 화재 사태로 약 17만대에 대한 대규모 리콜을 단행했다. 당시 리콜 비용 급증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독일 본사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판매가 회복세를 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매월 2000대 수준에 머물렀던 BMW코리아의 판매는 8월 4000대의 벽을 넘어선 이후 12월에는 5000대 수준을 회복했다. BMW코리아의 올해 1분기 누적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한 1만1331대로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의 15.5%를 점유하며 벤츠에 이어 2위에 올랐다.

BMW코리아의 빠른 실적 회복에 대해 업계에선 내부 체질개선과 판매 확대가 뒷받침된 결과로 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BMW는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차를 꾸준히 출시하고 과도한 프로모션을 최소화하며 내실을 쌓았다”고 말했다. 2018년 5993억원으로 치솟았던 판관비도 지난해 1176억원으로 80.3% 낮췄고 화재 사태에 따른 품질보증 충당부채 3000억원이 계상되지 않은 덕도 일부 봤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지속해 온 BMW코리아는 2분기부터 외형 확대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신차 라인업에서 올해 세단, 해치백, 친환경차 등 9종으로 신차 전략도 새롭게 바꿨다. 지난 1월 출시된 콤팩트 해치백 ‘뉴 1시리즈’를 비롯해 이달 투입한 ‘뉴 2시리즈’, ‘뉴 M8 그란쿠페’, ‘뉴 X3 xDrive30e’ 등 다양한 신차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BMW의 간판 모델인 5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는 만큼 벤츠 E클래스와의 정면승부가 예상된다. 5시리즈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1만9138대가 판매된 BMW의 베스트셀링카로 꾸준한 판매와 신차효과가 뒷받침될 경우 2016년 이후 4년 연속 수입차 1위를 기록한 벤츠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도 관심 대목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유럽공장이 문을 닫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지만, 고객의 성원에 힘입어 한국법인의 상황은 현재까지 나쁘지 않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물량 조정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다양한 차량을 출시해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새로운 마케팅 툴을 시도해 접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는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개별소비세 70% 인하 조치와 각종 프로모션으로 수입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물량 확보 능력에 따라 판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하면서 현지에 공장을 둔 브랜드의 물량 확보에 변수가 생겼다”며 “BMW는 물론 타 브랜드 역시 인기 모델의 수요 파악을 통한 물량공급 전략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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