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코어테크 등 줄줄이 상장철회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부품 제조업체 엔피디는 3775원에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30% 하락한 수준이다. 엔피디는 지난달 25~26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범위 최하단인 54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공모 흥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장 첫날부터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상장한 플레이디의 주가 역시 공모가보다 26.7% 하락한 6220원에 마감했다. 플레이디의 경우 희망 공모가 범위인 6800~7700원을 초과한 8500원에 결정됐지만 투자심리 위축을 피하진 못했다.
국내 증시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투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다. 시가총액도 수조원 증발했다. 연초 코스피 시가총액은 1461조2129억원이었으나 이날 1155조2273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총은 189조6116억원에서 183조8685억원으로 5조7431억원이 날아갔다.
이 같은 상황에 상장을 철회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30일 상장 예정이던 LS EV 코리아는 지난 13일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추후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회사 측은 최근 주식시장 급락에 따라 기업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해 잔여 (상장)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센코어테크와 메타넷엠플랫폼도 상장을 철회했다.
코넥스시장 시가총액 3위인 노브메타파마는 수요예측을 오는 23~24일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노브메타파마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2500~3만6000원이었으나 지난 3~4일 수요예측에선 기관투자자 30% 가량이 3만1400원 미만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넥스 상장사가 패스트트랙을 활용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하려면 상장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이라는 조건에 맞춰야 한다. 노브메타파마는 공모가가 최소 3만1400원이 돼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IPO시장도 코로나19로 부진하자 상장을 계획 중인 회사들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시가 좋지 않다보니 앞으로의 상황을 보고 IPO를 진행하려는 회사들도 있다”며 “그렇다보니 아직 정확한 일정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 IPO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병화·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설명회 및 기자간담회 등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되거나 취소되면서 기업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관 수요예측 참가율도 급속히 하락하고 있어 기업 가치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