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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7.4% 급감하며 15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0.7% 상승해 18조168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70% 가까이 급락하며 ‘쇼크’ 상태다. 2018년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했던 상황이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 경쟁 격화로 쓱닷컴 외형을 키우기 위한 판촉비가 증가했고, 하반기에 전문점 폐점과 점포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익이 줄었다”면서 “다만 지난해 4분기에 쓱닷컴 매출이 27% 신장했고, 이마트의 사업구조 재편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8% 늘어난 4682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영업이익과 비교해 거의 3배 가까이 많이 벌어들였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그룹이 201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남매 분리 경영체제가 들어간 이후 매년 가파른 실적 성장을 달성했다. 2016년 2514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7년 3457억원, 2018년 3974억원, 지난해 4682억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23.3% 오른 6조393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처음으로 단일 점포 기준 지난해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경쟁사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도 매출 1조900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지속된 불경기에 따른 소비양극화 현상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생필품·신선식품 등을 저렴한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명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소비패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둘의 경영능력은 2015년 분리경영 이후 늘 비교대상이 돼 왔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캐시카우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노브랜드 등 PB브랜드 육성, 일렉트로마트 등의 전문점 강화 등 다양한 실험을 펼쳤다면 정 총괄사장은 그룹의 모태인 백화점사업을 중심으로 화장품·패션·면세점 등 경영 시너지를 일으키는 사업을 강화하며 실적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화장품·패션사업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영업이익 845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2%나 올랐다.
다만 가구·인테리어기업인 ‘까사미아’는 아픈손가락이다. 신세계의 성장동력으로 2017년 인수했지만 라돈침대 사태의 타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며 계속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내부거래 규모를 제외한 적자규모만 128억원이다. 정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 부문 계열사 중 유일한 적자기업이다.
위기상황에 봉착한 이마트는 올 한해 수익성 개선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인사에서 처음으로 외부인사인 강희석 대표를 영입했다. 강 대표의 월마트 컨설팅을 도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유통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새 대표 영입 후 실적개선에 초점을 두고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등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고 ‘삐에로쑈핑’ ‘부츠’ 등 매출이 부진한 전문점을 줄여나가고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신종코로나만 빼면 올해 이마트는 지난해보다 모든 것이 낫다”면서 “소비자물가지수 회복과 국내 커머스 1위 기업인 쿠팡이 공격적 직매입으로 인한 외형 확대 대신 손익개선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마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분기 300억원 영업손실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전환한 이후 3분기 116억원, 4분기 61억원 등 수익개선에 성공한 만큼 올 한해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