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부 실세, 미 드론 공습 사망 이틀만에 조치
이란 핵합의, 사실상 좌초
이란 외교장관 "이란 제재 해제하면 핵합의 재가입 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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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란이 5일(현지시간) 사실상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선언을 했다.
중동 상황이 엄중해짐에 따라 청와대는 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 회의를 열고 미국·이란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면밀히 논의했다.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 지역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기름값 불안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다.
특히 이란의 미국 동맹국에 대한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한국군 파병 여부도 심도 있게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NSC 회의에서는 역내 우리 국민과 기업의 보호, 선박의 안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이란과의 관계를 감안해 파병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단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카드를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호르무즈 해협 방위에 기여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의미하는 핵합의에서의 최종적인 제한을 끝낼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축 우라늄의 비율과 수량, 연구와 확장 등 생산에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8년 5월 8일 이란 핵합의가 비효율적이고, 이란이 테러 조직 헤즈볼라를 지원한다며 일방적으로 탈퇴한지 거의 2년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때인 2015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타결한 핵합의는 협상의 두 축인 미국과 이란의 탈퇴로 4년 만에 사실상 좌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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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현지시간) 트위터 글에서 “이 미디어 게시물들(Media Posts)은 이란이 어떠한 미국 사람 또는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그리고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하리라는 것을 미 의회에 통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한 법적 고지는 요구되지 않지만 그런데도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지난 3일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폭사한 이후 이란이 ‘가혹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을 띤다.
비례가 아니라 ‘불균형’적 반격 방침을 강조하면서 이란이 보복을 감행할 경우 훨씬 더 막대한 응징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불균형적’ 반격 방침을 밝힌 것은 2017년 북한에 대해 ‘완전한 파괴’ ‘화염과 분노’를 언급했던 때를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