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교육센터도 잇따라 개소
#13년째 카페를 운영중인 A씨. 현수막·배너에 의존한 광고로 매출이 정체돼 있었다. 노후된 인테리어도 계절에 맞게 탈바꿈하고 SNS 참여 이벤트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렸다. 신규고객 유치에 성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처럼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공통점은 바로 ‘은행의 지원’이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자영업자 컨설팅 지원 체계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장님들이 쉽게 저금리 대출상품을 찾고,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자영업자를 위한 복합 교육센터를 연달아 개소했다. 단순히 금융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창업과 장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동반자로서 ‘상생(相生) 금융’을 지향하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독려 속에서 문어발식 확장 경쟁이 일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자영업 경영컨설팅 플랫폼 ‘KB브릿지’의 가입자 수는 이날 기준 1만1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7월 출시한 이후 6개월만이다. KB브릿지는 자영업자 맞춤형 정책자금을 추천하고, 인공지능(AI) 1:1 상담까지 가능한 플랫폼이다. 사업자 정보만 입력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용이한 데다가, 전국 12개 KB소호컨설팅센터와 연계해 자영업자들의 수요가 높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플랫폼과 함께 KB소호컨설팅센터에서 무료 창업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는데, 올해 2개소를 추가 확대해 총 12개 지역에서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올해 ‘신한SOHO 성공지원 센터’ 3곳을 새로 오픈했다. 눈에 띄는 점은 기존 컨설팅 프로그램인 ‘소호 사관학교’의 우수 졸업생이 직접 멘토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다만 컨설팅 센터가 모두 서울에 있는 점을 고려해 지방고객을 대상으로 ‘성공 두드림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추후 지방 주요 거점으로 센터를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종로, 명동, 은평, 판교 등 수도권에 이어, 부산에도 센터를 오픈했다. 2001년 금융권 최초로 자영업자 컨설팅을 진행해온 경험이 있는 만큼 컨설팅 노하우와 전문성을 토대로 종합적인 지원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예비창업자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인력 7명이 직접 맞춤형 상담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달 세종시에 소상공인성공드림센터를 열었다. 정책자금 등 연계 자금조달방법 을 안내하고 외부 전문컨설팅기관과 연계해 창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은행권이 자영업자 컨설팅을 적극 확대하는 이유는 우량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와 은행이 파트너로서 상부상조하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자영업자 지원 독려로 지원센터가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직접 시중은행 창업지원센터를 몇차례 방문하고, 자영업자 지원 우수사례를 연달아 발표하는 등 행보를 보였다. 당국의 적극적인 독려 분위기 속에서 은행 간 확장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정부 정책에 힘입어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우량 고객도 받을 수 있어 수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